경제·금융

[2001 디자인.브랜드대상/기고] 디자인 선진국.브랜드 강국

정경원 디자인학박사.한국디자인진흥원장문화와 감성의 시대를 맞아 기업의 이미지와 스타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시대에는 싼 물건을 찾아 다리품을 파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다소 값이 비싸더라도 자신의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것을 찾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하나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르는 데 있어서도 기업의 사업내용과 비즈니스 형태까지 세심히 고려하여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이윤 추구에만 급급했던 거대 기업들도 뒤늦게나마 아름다운 이미지 가꾸기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새로운 움직임은 인터넷으로 정보교류가 빨라지고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져감에 따라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래의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업의 아름다움을 창출하는 수단은 무엇인가? 바로 디자인과 브랜드가 해답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 조사결과를 보면 제품을 구매할 때 디자인과 브랜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세계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순위가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브랜드 가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의 경우를 보면 디자인과 브랜드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회사는 1890년대에 설립된 이래로 로고는 물론 병의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브랜드가치 순위에서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 3위는 IBM 등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한 개 기업만이 43위에 그치고 있으며 액수로도 코카콜라의 10분의 1에 못 미치고 있다. 이 같은 격차는 영국 미국 일본 독일 등 디자인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디자인과 브랜드를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지난 65년부터 왕립예술학회(RSA)와 디자인진흥원이 격년제로 디자인 경영상을 시상하고 있다. 미국의 우수디자인상(IDEA)이나 일본의 굿디자인 마크, 독일의 IF상 등도 좋은 예다. 이 같은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매년 산업디자인진흥대회를 개최하여 디자인과 브랜드경쟁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의 제 3회 산업디자인진흥대회는 특히 새로 건립된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개최되었고 '대한민국 디자인 및 브랜드대상'이 수여되었으며 그간의 디자인 정책 추진 성과가 보고되었다. 실제로 지난 3년 간 국내 기업들의 디자인과 브랜드 경영이 촉진되어 상품 경쟁력이 크게 향상되는 등 매우 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곧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과 브랜드 산업발전의 가속화를 도모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서 디자인산업의 발전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이제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디자인과 브랜드 경영 마인드를 갖고 오리지널 디자인과 브랜드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려면 인류의 복지와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아름다운 회사로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 보다 많은 우리 기업들이 로고나 스타일은 물론 사업내용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경쟁에서 승리하여 하루 빨리 우리나라가 디자인선진국, 브랜드 강국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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