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격 에피소드] (2) 캐리웹의 눈물

호주 출신의 74년생 캐리 웹(사진)은 96년9월20일부터 22일까지 88CC에서 치러진 제일모직 로즈오픈에 초청됐다가 당시 톱스타로서는 씻을 수 없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아 실격당했던 것.2라운드를 마친뒤 구름처럼 몰려든 갤러리에게 밀리다시피하며 스코어 접수처까지 온 것은 좋았는데 그만 카드를 제출하고 보니 사인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대회중 선수들은 자신의 스코어가 아니라 동반자중 한 명의 스코어를 적는다. 라운드를 마치면 각자 자신의 스코어가 적힌 카드를 건네받고 스스로 체크한 자신의 스코어와 맞춰본 뒤 카드에 사인을 해서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웹은 바로 막판 사인을 잊고 말았다.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캐리 웹보다 만만치 않은 초청비를 들여 웹을 초청한 주최측의 표정도 난감해했다. 일부에서는 눈감아 줄 수도 있지 않냐고 했지만 천만의 말씀, 규칙은 규칙인 법. 웹은 실격됐고 다음날 기자회견까지 열어 자신의 실수를 사과했다. 아마추어골프에서는 사인을 하지 않았다고 실격당하거나 벌타를 받는 일은 없다. 그러나 프로골퍼들과 마찬가지로 라운드를 마친 뒤 반드시 사인을 해야 한다. 바로 클럽을 확인할 때다. 캐디들이 건네주는 수첩에는 클럽확인란이 있는데 대부분 『맞겠지 뭐, 사인은 캐디가 해』한다. 간혹 나중에 클럽이 바뀌었다느니, 헤드 커버가 없어졌다느니 하며 소란을 피우지만 그 책임을 확인하지 않은 골퍼에게 있다. 또 하나 라운드중 골퍼가 기록해야 할 것이 바로 스코어카드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내심 슬쩍 몇 타 줄여주기를 바라면서 캐디가 스코어카드를 적도록 내버려 둔다. 그러나 진정한 골퍼라면 스코어는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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