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에서 발생한 초유의 정전사태 이후 다시 유럽연합(EU)내 단일 에너지규제기구 창설 움직임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저녁 독일 북부 엠스강 바닥에 설치된 송전선이 운행 중인 선박에 걸려 끊어지면서 독일을 시작으로 인근 각국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EU회원국간 보다 긴밀한 에너지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올초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 사태를 겪은 후 EU 집행위원회가 역내 에너지의 생산과 관리를 통괄하는 에너지규제기구 신설안을 작성, EU정상회의에 제출했으나 '에너지 슈퍼권력'에 대한 반발로 기각된 바 있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같은 정전사태를 각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EU내에 전력 및 에너지 공급을 관장하는 상설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정전 사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2~3시간 이상 전기공급이 안 돼 모두 1,000만여명이 피해를 입었다. 전력선이 국가별 경계를 뛰어넘어 깔려 있어 한 군데의 송전시설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다른 선에서 과부하가 생기면서 엄청난 정전사태를 불렀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