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사용자 10명 중 9명 이상이 휴대전화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전자파를 피하려고 가급적 유선전화를 이용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사용하는 등 자구행동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휴대전화 이용자 10명 중 1명은 휴대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상증상을 느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인체에 흡수되는 전자파의 양을 표시하는 전자파 흡수율(SAR)에 대해 아예 들어본 적이 없거나 휴대전화 구입시 SAR를 고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서혜석 의원(열린 우리당)은 최근 시민환경연구소와 함께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남녀 1천34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의신뢰수준에 ±3.05%p다.
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대해 37.5%가 '유해하다'고 응답했으며 55.5%는 '영향이 있겠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응답, 93%가 휴대전화 전자파가 유해하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휴대전화 전자파가 '유해하다'고 피력한 응답자 가운데 여성(42.7%)의 비율이 남성(32.2%)보다 높았으며 20대에 비해 30대 이상의 연령대가 휴대전화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해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휴대전화를 이용하면서 신체 이상 경험을 묻는 질문에 10.9%가 '있다'고 대답했으며 이상증상으로 '귀가 일시적으로 멍한 느낌'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두통,피로감, 정신 집중력 약화 등이 뒤를 이었다.
이상증상을 경험했다는 응답자 중 여성(13.1%)의 비율이 남성(8.6%)보다 높았으며 대졸 이상(13.4%)이 고졸 이하의 학력층(8.1%)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경험률을보였다.
그러나 대다수 휴대전화 사용자들은 SAR에 대해 무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SAR에 대해 76.5%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한 반면 '있다'는 비율은 23.5%였다.
SAR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 중 남성(73.5%)보다는 여성(79.4%)이, 학력별로는 대졸이상(73.6%)보다 고졸이상(79.6%)의 인지도가 더 낮았다.
휴대전화 단말기 구입시 SAR 고려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84.1%로 '고려한다'(15.9%)보다 월등히 높았다.
휴대전화 전자파 정보 정보를 접하는 경로에 대해 '언론매체'가 90.3%로 절대적이었으나 단말기 제조사나 정부 기관은 각각 1.1%와 0.8%에 불과했다.
휴대전화 전자파를 막기 위해서 취하는 자구행동으로는 '가급적 유선전화를 이용한다'(23.6%), '통화는 짧게 하며 문자메시지로 대체한다'(15.2%), '이어폰 등 보조기구를 사용한다'(11.1%) 등의 순이었다.
서혜석 의원은 "SAR를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규정한 전파법 개정법률안이 2003년6월 발의됐으나 아직 과기정위에 접수만 됐지 상정조차 안된 상태"라면서 "휴대전화 전자파의 인체 유해성이 최종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이상증상을 호소하는 등개연성이 높은 만큼 정확한 규명과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