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출사기' 씨티은행도 당했다

삼성 납품사가 매출채권 위조

확인된것만 180억 … 피해 늘듯

3,000억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사기로 금융권이 시끄러운 가운데 씨티은행도 삼성전자 납품업체로부터 매출채권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대출 규모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약 1,700만달러(180억원)로 대출잔액이 추가로 있을 경우 피해규모는 수백억원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코스닥 상장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와 해외 매출채권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해당 회사 재무담당 임원(CFO)의 매출채권 위조 정황을 포착하고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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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디지텍시스템스가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에 물품을 납품하고 받은 해외 매출채권을 매입해왔다. 그 과정에서 매달 매출채권담보대출 결제를 받는데 한 번도 대출상환에 문제가 없다가 지난해 말 은행에서 요구한 금액과 삼성 측에서 들어온 금액이 달라 확인해본 결과 허위 매출채권임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디지텍시스템스가 매출채권을 양도하고 대출 받는 과정에서 선적서 등 관련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는 피해규모가 180억원 정도이지만 전체 대출잔액이 확인되지 않아 피해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기대출은 KT ENS와 하나은행 등이 얽힌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과 큰 맥락에서 구조가 유사하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씨티은행의 과실은 없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매출채권과 같은 실물이 없는 거래는 은행이 계속 중간점검을 해야 한다"며 "씨티은행에 자체검사를 지시했고 정보유출 검사가 끝나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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