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광고] 30초→60초→120초→ TV광고가 길~어~진~다

광고업계에는 요즘 60초광고에 이어 국내 최초로 120초짜리 TV광고가 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보통 30초가 기본인 TV광고업계 실정에서 볼 때 대단한 광고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광고시간과 광고효과와의 상관관계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광고의 속성상 기존의 시간 개념을 파괴한 이같은 형식이 앞으로 잇달을 것으로 보인다.LG생활건강(대표 조명재)은 최근 LG애드 제작으로 H.O.T 음료 광고를 2분 분량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선보였다. 이 음료는 지난 2월 출시 이후 2개월만에 2,000만캔이 팔려나가며 음료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인기가수인 H.O.T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가수의 인기에 버금가는 사랑을 받고 있다. 광고는 H.O.T의 히트곡 「빛」이 배경음악으로 흐르며 이들이 노래부르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기존의 15초, 20초 분량의 광고에서는 볼 수 없던 촬영현장의 뒷얘기, NG장면, 멤버들간에 장난치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일반적으로 한편의 광고가 완성되기까지는 편집을 거치면서 엄청난 분량의 촬영 필름들이 잘려나간다. 시간의 제한과 완성도의 문제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보여지지 않는 부분이 훨신 많은 것이다. 이 광고는 다양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이 제품의 이미지와 가수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2분 이상 되는 광고가 흔하지만 국내는 60 짜리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 97년 삼성의 명품플러스원 텔레비전 광고와 하이트맥주 광고가 60초 분량으로 방영된 것이 시간 파괴 광고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당시 광고비용 등이 문제가 되면서 곧 방영중지됐다. 이후 지난해 대우자동차의 누비라와 월드컵기간동안 방영된 코카콜라 광고가 60초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으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출연해 화제가 된 관광객 유치 특별광고와 올해 나온 매일유업의 매일맘마Q 광고가 60초 길이로 방영되고 있다. 광고의 길이가 길어지면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리된 것이 없다.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발간한 논문(TV광고의 길이효과 연구, 한정호·부경희 공저)에 따르면 「긴 광고는 일단 소비자들이 기억을 많이 한다」로 요약된다. 국내 광고실무자들은 길이와 방영회수, 즉 15초 광고를 10번 할 것인가 아니면 30초 광고를 5번 할 것인가에 대해 전자를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광고가 짧더라도 여러번 반복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광고를 6개월 이상 장기간 할 때에는 후자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일반적으로 광고가 길어지면 돌출도(눈에 띄는 정도), 광고선호도, 상표선호도, 흥미유발도, 내용상기도 등이 높아진다. 돌출도를 감안하면 감성광고와 신제품광고는 긴 광고의 효력이 크다. 또 제품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정보광고도 긴 광고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최근에는 5초 짜리 광고도 새로 선보이고 있어 앞으로 짧은 쪽이나 긴 쪽이나 시간을 파괴한 광고가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기석 기자 HANKS @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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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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