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룰루랄라 룰을알라] 합의 이혼

골퍼들마다 나름대로 애용하는 볼이 있다. 특정 볼을 사용해야 샷이 잘 된다든가 아니면 더 멀리 보낼 수 있다든가 하는 믿음 또는 자기 암시 같은 것 때문이리라. 최 사장도 마찬가지다. 꼭 A사의 볼만을 고집하는 그의 집착은 거의 종교적이다. 오늘도 새로 산 A사의 볼로 티샷을 한 최 사장. 그의 사랑에 보답하듯 볼은 맞는 대로 `쭉쭉` 뻗어나가고 퍼팅까지 `쏙쏙`이다. 간간이 볼에 입을 맞추기까지 하는 최 사장. 하지만 그 사랑스러운 볼이 티샷 때 도로에 맞으면서 그만 금이 가고 말았다. 아쉽지만 어쩌랴. `주머니에 간직하고 있는 또 다른 A사 볼에 다시 사랑을 주면 되지` 하며 교체하려는 순간 골사장이 끼어든다. “최 사장, 볼에 문제가 있어 교체를 하려면 동반자에게 알리고 볼을 같이 검사할 기회를 주어야 하네.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질 때도 합의가 필요하듯 말이네.” “아, 골프볼 역시 사랑하기는 쉽지만 헤어지기는 쉬운 게 아니구먼.” 최 사장은 골프룰의 섬세함에 새삼 감탄하며 새로운 볼과 새로운 기분으로 라운드를 계속한다. 볼이 찢어졌거나 금이 갔거나 변형됐음이 분명할 때 그 볼은 플레이에 부적합한 볼이다. 흙이나 기타 물건이 부착됐거나 긁혔거나 스친 자국이 있다거나 색깔이 변한 것 등만으로는 플레이에 부적합한 볼이라고 볼 수 없다. 플레이어는 플레이 중 볼이 플레이에 적합하지 않다고 믿을 때에는 벌 없이 자기 볼을 들어올릴 수 있다. 단 볼을 집어 올리기 전에 매치플레이에서는 상대방에게, 스트로크플레이에서는 마커 또는 동반 경기자에게 자신의 의사를 통고하고 그 볼의 위치를 마크해야 한다. 그 후 볼을 닦지 않은 상태로 검사하되 상대방이나 마커, 동반자에게 검사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으면 1벌타를 받게 된다. (규칙 5조3항) <김상용기자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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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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