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20일 결혼정보업체인선우의 이웅진 대표에게 편지를 전달했다.
이 대표가 일간지 광고를 통해 "조혼과 출산을 장려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조성이 시급한 현실에서 복지부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만혼 풍조에 대한 결정적 해법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며 대책을 촉구한 데 대한 답신 형식이다.
김 장관은 편지에서 "공룡과 마주 선 기분이 들 정도로 엄청난 상황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국가 안위를 걱정할 정도로 재앙적인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는 생각에 머리끝이 쭈뼛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동안 인구문제에 관해 우리 사회는 고장난 신호등을 방치해 왔다"며 "이미 20년 전에 `빨간 신호등'을 켜야하는 상황이 왔는데도 최근까지 `파란 신호등'을 켜두고 있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요즘 신호등을 고치고 있는데 아직 `빨간 신호등'을 켜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고 `황색 신호등'을 켠 정도의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신호등 바꾸기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심각한 교통체증을 막기 위해선 새로 도로도 만들고 도로를 넓히는 일도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당장 잘못된 신호등을 바꾸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장기적 대책은 대책대로 세워 나가면서 당장 우리 사회가 저출산 고령화의위험을 함께 인식하고 위험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표가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호등 바꾸기에 힘을 보태주길 요청한다"고 맺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