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자동차] 차사기 점점 힘들어지네요

자동차 판매조건이 갈수록 깐깐해지고 차 가격도 비싸지고 있다.내수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선 현대와 기아는 일부차종의 가격을 잇따라 올려 대고 있으며 시장 방어차원에서 비교적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판매조건을 운영하던 대우도 7월들어 일부차종의 무이자할부기간을 단축, 차 사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2사체제가 정착돼가고 소비심리도 풀어나자 이제는 제값받고 팔겠다는 속셈을 감추지 않고 있는 셈이다. 현대와 기아는 지난달 카니발과 카스타 등 미니밴과 1톤 트럭 뉴포터, 승합차 스타렉스 등 독점모델을 중심으로 40~60만원씩 일괄 인상했다. 판매조건도 현대가 가장 탄탄하게 묶어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24개월, 36개월 무이자할부판매가 일반적이었으나 올들어선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경차 아토스(24개월 무이자), 베르나가 나오면서 구형이 돼버린 엑센트(20개월)을 제외하고 무이자판매를 일체 중단했다. 『무이자를 않해도 살 사람은 산다』는 다소 오만한 판매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 장기무이자판매라는 저인망으로 고객들을 훑던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예외적으로 아반떼에 한해 12개월 무이자판매를 단행하고 있지만 『개월수가 짧아 소비자 입장에서 혜택이 미미하다』는게 자동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티뷰론, EF쏘나타, 그랜저XG, 다이너스티, 에쿠스는 무이자판매가 일체 없다. *표 참조 현대는 이처럼 판매차량의 모델 가격을 인상하거나 판매조건을 묶는 것과 함께 2000년형 EF쏘나타와 그랜저XG를 이달들어 내놓으면서 차량가격을 40~50만원 가량 인상하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무이자할부판매로 깍여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는게 현대측의 설명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많은 돈을 들여야만 새차 키를 손에 쥘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현대는 차값을 한꺼번에 다 지불할 경우 차종에 따라 20~40만원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기아도 카니발과 카렌스, 카스타 등 주문이 폭주하고 있는 미니밴과 스포티지, 레토나 등 지프형차 경우 무이자할부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승용차의 경우도 세피아와 슈마, 크레도스 등에 한해 20개월 무이자 판매를 실시하고 나머지 차종은 주로 15개월 무이자 판매조건을 내걸고 있다. 차값을 한꺼번에 다 낼 경우 할인액도 카니발 카스타 카렌스는 10~20만원에 불과하다. 현대와 기아의 협공과 최근 각광받는 LPG모델이 전무해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6.2%에서 올상반기 28.7%까지 주저앉은 대우는 판매조건이 3사중 가장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대우도 이달들어 일부차종의 판매조건을 강화했다. 티코와 마티즈, 누비라II는 18개월, 라노스 24개월, 레간자 구형은 30만원을 차값에서 할인해 준 뒤 18개월 무이자로 판매하고 있다. 체어맨과 아카디아, 코란도, 무쏘 등은 무이자기간이 6개월이다. 단 승합차로 등록돼 세금이 저렴한 무쏘 7인승은 살 때 선수금을 반드시 절반을 내야 된다. 구형 레간자는 지난달 30개월 무이자, 마티즈는 24개월 무이자로 살 수 있었다. 현대(포유 할부)와 대우(인도금유예제), 기아(Y2K)는 이밖에도 차량가격의 40~55%의 납부를 1년동안 한시적으로 유예해주는 인도금유예할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금유예할부제는 이자를 고스란히 소비자가 부담해야돼 큰 메리트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자동차업체들이 이처럼 차 판매조건을 묶는 것은 일단 양사 체제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좁아 졌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어서 수입선 다변화 해제후 일본차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와 경쟁체제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과거와 같은 출혈식 판매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하반기부터 연말로 들어갈 수록 차 판매조건을 풀었는데 올해는 덤핑식 판매는 없을 것』이라는게 현대자동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승량 기자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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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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