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명차 나들이] 닛산 '뉴 인피니티 FX45'

비포장도로 지프처럼 질주…도심선 세단같은 품격 만끽


마치 잘 훈련된 종합격투기 선수 같다고 할까. 닛산의 베스트셀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 인피니티 FX’(이하 FXㆍ사진)를 봤을 때의 첫 느낌이다. 종합격투기는 스탠딩이면 스탠딩, 그라운드면 그라운드의 모든 면에서 균형감 있는 기량을 갖춰야 하듯 FX 역시 온로드와 오프로드 주행의 모든 면에서 충실히 준비가 됐다는 느낌이다. 배기량에 따라 3,500㏄급과 4,500㏄급의 두가지 모델로 구분되는 FX시리즈. 이번에 시승하게 된 차량은 후자인 ‘FX45’ 2007년형이다. FX는 사실 이 모델에서 완성됐다고 해도 좋다. 이미 호평을 받아온 기존의 FX에 보다 향상된 주행장치와 편의장비들이 보태져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다. 덕분에 스포츠카처럼 질풍으로 달리고 굴곡이 심한 비포장 도로를 지프처럼 넘어서면서도 도심에선 세단과 같은 품격을 즐길 수 있다. 외부 디자인에도 이 같은 진화가 확연히 드러난다. 차체 측면과 차창 부위에 크롬 몰딩 처리가 가미되면서 좀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타이어에는 거대한 20인치 휠이 장착돼 무게감을 더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돼 날렵한 인상이다. 여기에는 고속주행 때 발생하는 역풍을 충격 없이 비껴내려는 고도의 기체역학적 계산이 숨겨져 있다. FX가 주행 중 받는 항력계수(공기저항력)는 0.35 정도로 자동차업계에선 거의 최저치 수준이다. 이보다도 바람의 저항을 덜 받는 차종은 몇몇 슈퍼카 외에는 없다. 차량 내부 역시 감상할 거리가 많다. DVD 시스템과 주차시 화면으로 후방을 볼 수 있도록 한 7인치짜리 리어뷰 모니터가 장착돼 기존 모델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진 인상이다. 키박스에 열쇠를 넣고 시동을 걸어본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코스. 강변북로에 진입하면서 교통량이 급증했지만 발은 거의 가속페달을 떠날 줄 몰랐다. 뛰어난 방향전환 능력 덕분에 지체가 반복되는 차량들 틈을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고도 미끄러지듯 빠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FX는 엔진을 차량의 중심에 가깝게 두고 있어 갑작스런 방향전환에서도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한 데 이것이 톡톡히 제값을 하게 된 것이다. 잠시 후 인천공항고속도로에 진입하자 본격적으로 가속패달에 힘을 주어보았다. 겨우 4~5초나 지났을까. 중간쯤 위치했던 속도계의 바늘이 어느새 거의 끝 부분에 가 있다. 차량의 무게가 2톤이 넘는데도 중량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급커브길을 돌 무렵 갑자기 저속의 차량이 튀어나왔다. 급브레이크를 밟자 ‘다다다닥’ 하며 ABS 시스템이 브레이크를 단계적으로 잡아주는 것이 느껴졌다. 커브길인데다가 고속주행이어서 차체가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제동력을 앞ㆍ뒷바퀴에 각각 다르게 배분해주는 EBD시스템과 ABS시스템 덕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감속을 하며 선루프를 열어 젖혔다. 창문이 열렸는데도 실린더가 돌아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엔진음이 적다. 덕분에 상쾌한 바람 소리와 탁 트인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다. FX를 운전하는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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