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재정구조의 비교와 시사점'을 통해 "한국도 지난 1990년대 일본과 같이 경제성장률 둔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세입은 주는 반면 고령화로 인한 복지지출 등 세출은 불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당장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33조4,000억원으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43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직후(1998년 24조9,000억원)보다도 많다.
일단 인구구조 변화가 일본과 판박이다. 일본은 1995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줄며 세입도 감소했는데 우리도 오는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쪼그라든다. 실제 일본은 1980년대 연평균 약 7%씩 늘어나던 세입 증가율은 1990년대 0.6%로 급전직하했고 2000년대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우리 세입 증가율도 2000년대 연평균 8.8%씩 성장했지만 2010~2013년에는 연평균 5.8%로 둔화했다. 경제는 성장하는데 세수 절대액이 감소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2013년 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세수가 201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1,000억원 줄었다. 일본도 1990년 세수가 60조1,000억엔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47조엔으로 감소했다.
반면 나갈 돈은 불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2012년 9.6%로 1995년에 비해 세 배 급증했다. 2011년 23.1%로 30년 동안 두 배 늘어난 일본보다 빠른 속도다.
김동열 정책연구실장은 "일본식 만성 재정적자가 우려되지만 증세는 최후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외 경기가 불확실한 마당에 증세를 섣불리 단행하면 경기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증세는 경제체력이 보강되고 나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성장률을 제고하고 세원 투명성을 강화하는 세입구조 개혁이 가장 먼저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