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앞둔 '산사나이' 국내 산 1,000개 정복
"산을 오를 때마다 선조들의 숨결을 들을 수 있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산사나이로 살고 싶습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 국내 1,000개 산을 오른 '산사나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호남지리탐사회 고문을 맡고 있는 박영근(76)씨. 그는 지난 89년 진안 마이산을 오른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18일 강원도 태백의 백병산(1,259m) 정상에 오르면서 국내 1,000개 산을 정복했다. 건강을 위해 산행을 시작한 지 18년 만의 일이다.
그는 1,000개의 산을 오르는 동안 국립공원 20개, 도립공원 21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5대 사고지가 있는 산을 모두 섭렵했다. 500번째 산행에서는 백두산을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박씨의 산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다. 그는 98년 '선덕산악회'를 조직해 진안 덕태산과 선각산ㆍ내동산ㆍ 성수산의 등산로를 개척했다.
또 최근에는 한 등산잡지에 호남의 지리와 문화ㆍ역사 등을 연재하고 있다. 특히 진안 선각산의 높이가 1,034m로 잘못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국토정보원에 건의해 1,141.4m로 바로잡기도 했다.
다음달 그동안의 등정 일지를 모아 보고서로 발간할 계획인 그는 "산에 오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여든에도 계속 산을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