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금융시장 '트리플 약세'

UFJ등 은행주 폭락따라 불안감 확산일본 금융시장이 '은행발(發)' 악재로 인해 주식과 엔화, 채권 가치가 줄줄이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에 빠져들고 있다.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금융청 장관이 주도하는 구조개혁 과정에서 은행권에 대한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과 일부 대형 은행의 국유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은행권에 대한 불안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미즈호와 UFJ홀딩스 등 주요 은행주들이 이달 들어 속락세를 보이며 증시 침체의 주범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UFJ는 전날 S&P에 이어 19일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은행주 하락에 박차를 가했다. 19일 도쿄증시 닛케이 지수는 한때 8,300이 깨지며 1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엔화 가치는 달러당 121엔대까지 밀려나며 6주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채권도 내년도 대규모 국채 발행에 따른 과잉 공급 우려로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이달 초 0.98%에서 19일에는 한때 1.03%까지 상승(가격 하락)다.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흔들리자 일본 정부도 다급해졌다. 일본은행은 금융 안정책으로 얼마 전 발표한 시중은행 보유주식 매입을 오는 29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오는 2004년 9월까지 은행권으로부터 총 2조엔 규모의 보유주식을 사들여 금융 안정을 유도한다는 것. 시오카와 마사주로(?川正十郞) 재무성 장관도 통화당국의 추가 금융완화를 촉구하고 정부가 5조엔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마련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적극 부인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시장 불안을 유발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일본 정부라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다케나카 장관이 "현실을 무시한 개혁안"이라는 반발을 무릅쓰고 내놓은 개혁안이 은행 생존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 지난 9월 말 다케나카 장관 취임 후 UFJ홀딩스와 미즈호 홀딩스 주가는 각각 70%, 60%씩 곤두박질쳤다. 게다가 당초의 서슬퍼런 개혁안이 주위 반발로 다소 수그러들자, 이번에는 개혁의지가 퇴색했다는 해외 비난이 빗발쳐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 "금융재생 프로그램이 제대로 시행되면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는 그의 설명에도 시장은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는 지경. 일본은행이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시중 자금공급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식, 통화, 채권 가격이 어느정도 안정세를 찾기는 했지만, 그 효력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 오는 29일부터 시행될 은행 보유주 매각도 지금처럼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들이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으면서 보유주를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 결국 일련의 정부 대응이 시장에서는 결실 없는 부화뇌동의 모습으로 비쳐져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노무라증권 금융연구소의 우메모토 미키오(梅本幹夫)는 "정부가 은행 국유화에 대해 명백한 방침을 밝히지 않는 점이 시장의 불안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심리적인 투자 위축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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