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기관-개인, 증시 주도 힘겨루기

단기 급등후 조정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주식시장을 둘러싸고 주요 투자주체들이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지난 10월 중순 이후 장세의 흐름을 주도했던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가치 약세 여파로 잠시 주춤하는 사이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는 물론 개인투자자들도 시장의 흐름을 장악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투자주체별 힘겨루기 속에 증시의 주도주 역시 시시각각 대형 우량주와 대중주, 재료보유 재별종목들 사이를 오가는 혼조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식투자자들의 기본적인 투자심리를 외국인이 좌우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외국인 주도에 의해 장세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갈 곳 없는 시중 유동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일반인들이 시장흐름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최근의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주식매수를 늘리기 시작한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외국인 주도 가능성= 미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1달러당 120엔대로 올라서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의 움직임이 눈에 띠게 위축되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주식매매는 지난 10일 순매도 429억원, 11일 순매도 74억원을 기록하는등 이달초까지의 공격적인 자세에서 한발 물러나 관망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 관계자는 『외국인투자가들이 현재는 일본 엔화가치 움직임과 미국의 금리인하 여부, 중남미 경제 위기의 처리등 불확실한 요인들이 잔뜩 깔려있어 선뜻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양상』이라며 『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에서 기간 조정을 거치면 다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즉 일시적으로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흘러갈 수 있으나 결국 외국인투자가들이 장세의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기관 주도가능성=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저가 분할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투신사의 경우 지난 9일 209억원, 10일 322억원, 11일 197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한투, 대투, 국투등 재경 3대 투신사의 경우 하나같이 「주가 조정 기간이나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 아래 대형 우량주는 물론 중견, 중소기업 주식에 대해서도 매수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3대 투신사의 경우 지금 당장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여유 자금규모가 1개사당 평균 1,000억~1,500억원씩 4,000억원정도에 달하고 있어 실탄은 충분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일부 기관들의 경우 주가가 급등할 경우 보유주식을 팔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기관들이 주도권을 쥐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개인투자자 움직임=개인투자자들은 기관에 비해 결집력이 떨어지지만 시장거래비중이 제일 큰 만큼 시장영향력은 뒤지지 않는다. 특히 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식시장으로의 개인자금유입도 늘어날 조짐도 나타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이 자취를 감추면서 여유자금이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속속 유입되고 있다. 최근 은행, 증권, 건설등 대중주들이 순환상승세를 나타낸 것 역시 일반투자자들의 장세 영향력을 드러낸 것』이라며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 척도인 실질 고객예탁금이 최근 한달간 2,000억원이상 늘어나는등 일반투자자들의 장세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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