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구조조정의 소용돌이를 헤치고 살아난 은행들이 모기지론(MORTGAGE LOAN·장기주택금융)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여기에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는 물론 씨티, HSBC 등 등 외국 금융기관들이 해외에서 쌓은 첨단 노하우를 동원, 태동단계에 있는 국내 모기지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여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모기지론이란 주택자금 수요자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장기 저리자금(보통 30년 이상)을 빌리면 은행은 주택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MORTGAGE-BACKED SECURITIES)을 발행, 이를 유동화 중개기관에 매각함으로써 대출자금을 회수하는 시스템.
은행으로선 자금을 곧바로 회수, 장기대출에 따른 운용자금 부족 우려를 줄일 수 있는데다 MBS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위험가중치가 20%로 낮게 분류돼 자산건전성을 확보하는데도 큰 보탬을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이 제도가 정착되어 있어 백만장자들조차 모기지론을 받아 저택을 구입하고 있다. 소매금융 기법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노른자위」인 셈이다
은행권은 내집마련에 집착하는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감안할 때, 제도가 활성화되면 연간 수십조원 이상의 「황금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수길(李洙吉) 한빛은행 부행장은 『은행의 규모화와 안정적 경영을 위해서는 모기지론 시장에 적극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신한·한미 등 후발은행들도 모기지 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전략을 마련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쟁적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주택금융 부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를 간과했다가는 2류은행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인 씨티은행이 최근 3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시작한데 이어 HSBC 등도 조만간 모기지 시장 참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