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세상] 日 '토지 버블' 붕괴가 주는 교훈

■부동산 10년 대폭락 / 다치키 마코토 지음, 21세기북스펴냄


비싼 집을 소유하고 있는 가난한 계층, 이른바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의 향배가 주목을 받고 있다. 힘들게 일하고도 빈곤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 푸어'의 부동산 판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부동산 시장은 경제가 급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가장 좋은 투자처로 인식됐고 그동안 가격이 급등했다. 1983년 도쿄 도심지역에서 시작된 일본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도쿄 전체 지역으로 확산돼 1987년 한 해 동안 68.8%라는 지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일본 정부는 뒤늦게 금리를 연 6%까지 급격히 인상하고 1990년 부동산 대출을 규제하는 부동산 융자 총량규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부풀려진 버블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10년 장기불황이라는 달갑지 않은 복병에 시달려야 했다.


국내에서도 한때 부동산이 중요한 투자 화두였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집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을 정도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내 가계 부채의 원인이 대부분 부동산 가격과 연계돼 있으며 가계가 이미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금융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관련기사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아파트 가격의 70% 이상에 달하는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일반 채무자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몰릴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그동안 일본의 토지 신화를 분석해왔던 일본의 경제 논객인 저자는 일본의 토지 버블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장기 불황 등에 대해 분석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일본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저금리, 가계 대출 증가, 저출산 고령화 등 일본의 토지 신화가 무너지던 상황과 국내 상황이 흡사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부동산 버블 논쟁이 시작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부동산 대폭락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조짐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늦어도 3~4년 후에는 부동산 시장이 매우 심각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본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논쟁과 현상을 통해 앞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변모할 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1만3,000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