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상황을 줄기차게 추적해온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81)의 역사3부작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가 출간됐다.
한길사가 펴낸 이 3부작은 편년체식 기술방법을 버리고 문제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봐 대하역사소설처럼 쉽고 재미있게 시대상에 접근토록 했다. 그리고 세계 자본주의 형성과 발전에 대한 명쾌한 해석도 내리고 있다.
저자는 러시아 출신의 유태계 영국인 아버지와 오스트리아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 이집트에서 태어났다. 출생 자체가 19세기의 산물이어선지 그는 그 시대에 몰입했다. 이미 나온 「산업과 제국」 「의적의 사회사」가 그렇고 이번에 나온 3부작역시 이 범주에 들어 있다.
그는 기존의 경제결정론적 태도에 비판을 가한다. 그리고 관습과 전통, 정치적통제 등 역사에서 비껴 있는듯한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그의 저서가 소설처럼 재미있게 읽히는 것은 딱딱하고 이론적인 틀에 짜맞혀진 기존의 시각과 다르기때문이다.
「혁명의 시대」는 자본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는가를 추적한다. 그리고 산업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이 오늘의 세계를 만든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를 태생시켰다고 주장한다.
산업혁명이 자본주의 생산체제를 전세계로 확장시키는 데 기여했다면 프랑스 대혁명은 봉건잔재를 일소하고 근대와 현대를 탄생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것. 다루는시기는 1789년부터 1848년까지이다.
「자본의 시대」는 1848년에서 1870년까지를 다루며 부르주아가 자본주의 경제로 세계를 정복해가는 과정을 서술한다. 그는 1870년대의 공황에 직면해서도 부르주아 사회와 경제 번영이 지속돼 자본주의가 승리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관련자료를 토대로 이 시기의 예술이 본연의 의미를 잃었다고 진단한다.
당시 부르주아는 자본축적에만 관심이 있었고, 예술에 대한 그들의 관점도 자본에서벗어나지 못했으며 예술가들 역시 부르주아의 입맛에 맞췄다는 것이다.
「제국의 시대」는 1875년에서부터 1차대전이 발발한 1914년까지 부르주아 세계의 파국적 국면을 다뤘다. 이 책은 부르주아의 낙관이 무너진 것은 '자본의 시대'가낳은 모순의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이들 책을 통해 홉스봄은 "19세기는 자유주의적 진보의 시대였지만 다층적 역사구조를 분석해보면 부르주아는 부르주아대로, 프롤레타리아는 프롤레타리아대로 자신의 희망을 안고 실현시키려 했던 시대였다"고 결론짓는다.
각권 6백쪽 내외. 각권 2만2천원-2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