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폭력 종합지원센터 절실

얼마 전 영국 런던에서 유명 축구팀 선수 7명이 한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일이 벌어졌다. 가해자 선수들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을 정도의 유명 선수들이라니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어린 소녀들에 대한 피해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몇 개월 전 한 초등학생이 아침 등교 길에 성인 남자 두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그 어린이는 피해를 당한 후 심한 출혈 상태에서 겨우 집으로 돌아와 응급차에 실려 몇 군데 병원을 전전한 후에야 한국성폭력위기센터에 이송되었다. 피해자를 진찰한 결과 질 출혈과 상처가 너무 심해 봉합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되었다. 나이가 어려 아직 생식기가 충분히 발달되어 있지 않아 전신마취를 해야만 질 부위의 봉합이 가능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되어서 생명은 건질 수 있었다. 피해자 부모는 바로 신고를 했고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현장에서 증거물을 확보해 1주일만에 가해자 두 명이 검거되었다. 가해자의 신원을 알 수 없었지만 사고초기에 사건이 접수되어 현장 검증이 잘 되었기 때문에 쉽게 범인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상습적인 성폭력 사범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이들의 차 트렁크에는 성폭력 범죄 때 사용한 이부자리와 범죄용 칼들이 실려 있어 만약 이들이 검거되지 않았다면 얼마나 많은 성폭력 범죄를 계속 저질렀을까 지금도 간담이 서늘해진다. 성폭력 피해는 다른 피해와 달리 심각한 신체의 질병이나 자살 등의 정신적인 후유증을 겪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의 관심과 예방책이 필요하다. 성폭력 피해를 당하는 경우 특히 어린아이들의 피해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피해가 끔찍하다는 점에서 어린 시절부터 성폭력 예방교육은 더욱 절실한 실정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년간 한국성폭력위기센터를 방문한 피해자들을 상담한 결과 13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에 대한 피해율이 전체의 20%에 달했다. 피해자 연령을 18세 미만의 청소년까지 합하면 피해율이 44%를 차지하게 된다. 성폭력을 전담하는 상담소의 숫자가 100여 개를 넘어 피해자들이 마음놓고 상담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들의 피해를 입증할 만한 신체적, 정신적 피해 증거를 찾아내고 치료, 예방해 주는 종합지원센터가 우리나라에 전무한 실정이다. 곧 여성부에서 서울에 `아동성폭력종합센터`를 개소한다고 하나 규모가 생각보다 너무 작고 아동피해만 다룰 수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피해자들을 실제적으로 도와주고 이들이 다시 정상인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쉼터 시설 등을 갖춘 종합지원센터가 절실하다. 다음은 어떻게 하면 이 같은 성폭력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매일 끔찍한 교통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면서도 이것보다 더욱 심각한 성폭력 예방교육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어릴 때부터 성폭력 예방 교육이 중요하다. 먼저, 어린이 유아시설부터 부모는 물론 유아원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들이 정기적으로 예방교육을 실시한다면 효과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부모들과 교사들은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생각하도록 교육해야 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예, 아니오`하고 표현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셋째, 자신에게 위험한 일이나 이상한 일이 생기면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이야기 해야한다는 사실도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제도적인 해결방안으로 여성부와 교육부 등 관계당국은 유아시설에서 성교육을 반드시 다루도록 법령 제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이런 강제적인 방법보다 부모님과 학교측이 유아 성교육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고 성폭력 예방교육에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하겠다는 인식의 전환이다. 성폭력 피해를 다루는 상담기관은 물론 이들의 피해를 보살펴야하는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관심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앞으로 피해자들을 진료하는 의사가 반드시 그 사건을 경찰에 신고하는 제도가 강화된다면 성폭력 피해가 훨씬 줄어들 것이다. <박금자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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