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콘텐츠 사업 레시피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디어도 다양해지고 확산 속도도 빨라졌다. 동시에 문화산업에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고 국경을 넘나드는 스타와 스토리를 앞세운 콘텐츠 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영국은 창조산업, 일본은 콘텐트 산업 그리고 한국은 문화 콘텐츠 산업 등 문화산업을 지칭하는 표현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영화와 애니메이션ㆍ방송ㆍ음악ㆍ게임 등 콘텐츠를 키우고 확산시키기 위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문화 콘텐츠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나는 직관적 영역인 '감'이고 다른 하나는 객관적 영역의 '통계'다. 2008년 영화 '해운대'의 제작과 투자를 놓고 고민했다. 객관적으로는 투자가 힘들었다. 한국 영화 역대 최저 투자 수익율과 함께 대형 재난영화에 필수적인 국내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의 열악함, 그리고 15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제작비 등이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한여름 100만이 모인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오는 극한 상황 속 사람 이야기'라는 '하이 콘셉트'와 윤재균 감독의 치열함에 대한 직관적 믿음이 더해져 투자를 결정했다. 1년 후 회사는 숙원이었던 '1,000만 관객수 동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유튜브에서 18억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1조원이 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그의 성공 뒤에는 세계적 음악 트렌드인 일렉트로닉 팝이라는 장르를 택한 것과 유튜브를 홍보채널로 활용하는 등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객관적 통계가 활용됐다. 여기에 세련된 것과는 차별화된 춤과 영상이 통할 수 있다는 그의 직관적 감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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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객관적 통계와 직관적 감을 어떤 비율로 섞어야 할까. 이에 대한 정답은 주어진 상황과 콘텐츠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결국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직관적 판단과 객관적 데이터의 황금비율을 찾아 성공 방안(레시피)으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

자본력이 있는 기업은 자료 분석을 중시한다. 반면 현장은 창의성과 개인의 감을 강조한다. 이 둘을 섞어 성공할 수 있는 최적의 레시피를 만들어내면 문화 콘텐츠 사업은 의미 있는 산업으로 정착될 수 있다. 나아가 강력하게 불고 있는 한류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육성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혹자는 문화 콘텐츠의 확산을 '우연'이라 말한다. 하지만 필자는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준비된 후 기회를 만나는 것은 '운'이다. 우리의 대중문화도 1990년대 이후 많은 실패를 겪으며 준비를 하다가 기회를 만나 지금의 성공을 이뤄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도 국가와 기업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육성의지가 큰 힘이 됐다. 콘텐츠 사업도 성공 레시피를 가진 인력과 집단을 잘 포용하고 키워야 한다. 그래야 문화 콘텐츠 사업이 글로벌 대표 산업으로 크고 나아가 아시아의 주류 대중문화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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