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외환시장 전망/“1불=110∼115엔선 안정세 유지할듯”

◎미·일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일 무역흑자 급증이 변수로「95년(79∼1백4), 96년(1백3∼1백15)」. 엔화에 대한 달러화의 등락폭이 유난히도 컸던 지난 2년. 내년도 국제 외환시장은 그러나 모처럼 조용한 한해를 보낼 것같다. 각국 외환 및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한 결과 97년 달러화는 달러당 1백10∼1백15엔 사이의 견고한 틀을 지켜나갈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도 외환시장의 안정전망은 우선 미일 양국이 금리의 현행유지를 택할 확률이 높다는데서 찾아진다. 일본은 특히 금리인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게 중론이다. 스미토모(주우)신탁은행의 재무담당 이토 요이치는 현행유지의 첫째 이유로 일본의 소비세 인상을 든다. 일본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일본의 소비세는 내년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4월부터 현행 3%에서 5%로 높아진다. 소비세 증가는 개인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는 다시 기업 실적악화로 연결된다. 기업들은 정부가 내놓은 경제개혁안에서 세제인하와 토지세 개정 등이 빠져 가뜩이나 의욕을 잃고 있는 상태다. 금리마저 인상된다면 회복기미에 있던 일본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져들게 뻔하다.(BZW중권 전략분석가 오쿠다 야스시) 금리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 돼온 미국 역시 단시일내 인상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수출업자들은 달러당 1백15엔선에 근접하자 이미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클린턴 행정부로서도 이들의 고함에 벙어리 행세만은 못할 것이다.(AP­DJ통신 동경특파원 마가렛 보이테노) 일본의 무역수지 동향을 보아도 환율은 달러당 1백10엔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무역진흥협회의 하타케야마 노부로사장은 내년도 일본의 무역흑자 규모를 올해보다 5%가 늘어난 8백50억달러로 추정했다. 무역흑자 증가가 지속될 경우 미일 양측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다. 무역흑자폭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에는 물론 달러화가 최대 1백엔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오쿠다 야스시). 하지만 일본의 금리인상이 이루어지지 않는한 이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 달러당 1백8엔선을 마지노선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일부」 전망처럼 미국경제가 하향세로 돌아서도 1백15엔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수입업자들은 1백15엔선을 넘을 경우 원자재 등의 수입가 상승으로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다. 외환시장 안정에는 무엇보다 일본정부내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대장성의 사카키바라 에이즈케 금융국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올해도 금융시장에 한차례 파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스미토모생명의 시장분석가 하야시 야스시는 그러나 그가 주식시장 때문에 엔화에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달러화는 결국 올 회계연도말(3월) 결산을 위해 상사들이 일시적으로 달러를 엔화로 바꾸는 때 이외에는 1백10엔대의 안정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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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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