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와 나모인터랙티브의 경영권 다툼에 중요 변수들이 잇따라 등장, 정기주총을 앞두고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컴, 최대주주 변경 및 김근사장 입지 상실= 한글과컴퓨터는 19일 백종헌 프라임산업 회장이 지분 7.31%를 장내매입해 최대주주로 떠오른 데 이어, 김근 전 사장이 자신을 해임한 이사회 결의를 무효로 해 달라며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일단 이날 법원 판결로 김 전 사장의 한컴내 입지는 사실상 사라졌으며 폴류 신임사장은 21일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대표이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최대주주로 부상한 백 회장의 의도. 백 회장의 등장에 대해 김 전 사장과 한컴 노조는 즉각 환영의사를 밝혔지만, 폴류 사장 측 역시 “백 회장 쪽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컴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와 1주일 전부터 계속 접촉했다”고 말하고 있어 갈피를 잡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백 회장이 폴류 사장 등 현 경영진을 지지하느냐 아니면 새 경영진 구성을 시도하느냐에 따라 한컴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폴류 사장 측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노조의 반발도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나모 박 사장, “퇴진하겠지만 세중은 안돼”= 3대 주주이자 현 경인양행 부회장인 김흥준씨가 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안한 이사 선임안을 박흥호 사장 측이 거부하면서 나모인터랙티브의 경영권 분쟁도 법정으로 번졌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4일 천신일 세중그룹 회장 등 세중 임원 5명을 새 이사로 내세운 주주제안을 내며 나모의 경영권 인수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지난 16일 서울지방법원에 `주주총회 안건상정 및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자신의 주주제안이 안건으로 채택되지 않는다면 28일로 예정된 주총을 열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사장 등 현 경영진이 증권거래법에 보장된 주주제안권을 부당하게 묵살했다는 주장이다.
김 부회장 측은 만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28일 주총장에서 이사선임 및 해임에 대한 안건을 제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 사장 측은 경영능력과 의지가 검증되지 않은 세중에 회사를 맡길 수는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박 사장은 18일 열린 사원총회에서 “분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 이에 따라 나모 노사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덕망있는 새 대표를 영입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수문기자, 김문섭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