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위대한 유산’

영화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70~80년대 문학이 담당했던 `예술적 선도` 역할도 영상세대의 등장과 함께 영화로 이관된 지 오래. 국내 굴지의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처음으로 제작에까지 손을 뻗친 `위대한 유산`은 `30만 청년실업`의 현실과 아픔을 코미디로 포장해낸 작품이다. 상업 영화임에 틀림없지만 동네 백수들의 `성지`라 할 비디오-만화대여점과 PC방이 작품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백수 눈높이`에 맞춘 흔적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들은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척박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등장인물의 일상적 대화는 대부분 육두문자로 도배돼 있고 가족 관계에서 조차 가벼운 폭력이 난무한다. 자신들의 과실을 감추고자 납치와 살인, 성폭행까지 감행하려는 이들은 놀랍게도 너무나 평범한 우리 이웃이다. 비디오점 딸 `미영`과 형 집에 얹혀 사는 `창식`은 몇 년째 `놀고 먹는` 동네 백수. 각종 게임과 만화를 섭렵하고 경품 행사라면 사죽을 못쓰며 동전 하나에 목숨을 거는, `사회적 부적응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답답한 젊음들이다. 평범한 외모의 미영은 몇 년째 `탤런트 지망생`이고 명문대 심리학과를 나온 창식은 취직 기회에서 여러 차례 탈락되자 `자발적 취업거부`를 자처한다. 100원짜리 하나를 놓고 다투다 철천지 원수가 된 창식과 미영은 동네 노인의 뺑소니 교통사고를 목격하게 되면서 한데 얽힌다. 사례금 500만원을 준다는 말에 눈이 뒤집힌 이들은 자신들의 죄를 무마하려는 일당의 추격에 맞서다 허다한 모험을 겪게 된다. 두 명의 `평범한` 백수들에게 전혀 평범치 않은 만가지 경험들을 쏟아놓은 게 흠. 24일 개봉. <강창현기자 chk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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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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