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더 미룰 수 없다" 권오갑 숨가쁜 경영쇄신

현대미포조선 사장에 강환구 등 계열사 사장·본부장 인사 단행

태양광·풍력사업도 정리할 듯

노조 문제 해결이 가장 큰 변수

강환구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경영 쇄신작업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12일 오전 본부장 7명을 긴급 호출해 상무보 이상 임원 260여명의 일괄 사표를 요구한 데 이어 이튿날인 13일에는 계열사 사장 및 본부장에 대한 전격 경질 인사를 단행했다. 권 사장은 이달 중 후속 임원 인사를 마무리하고 구체적인 사업 구조조정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칼끝은 우선 계열 상장사인 현대미포조선으로 향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최원길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강환구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상담역으로 물러난 최 전 사장은 2·4분기 2,506억원에 이른 영업손실을 내 이에 다른 경영 책임을 진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 경질 인사도 단행했다. 윤문균 안전환경실장을 부사장급인 조선사업본부장으로, 김환구 전기전자시스템사업본부장을 안전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으로 각각 이동시키고 주영걸 전무를 전기전자시스템 사업본부장으로 임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파업 여부를 둘러싼 노조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쇄신 작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인사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임원 3명 중 1명은 옷을 벗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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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체질 개선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1조2,92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하반기 역시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슬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본업'과 거리가 있는 태양광·풍력 사업이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지분 50%를 출자해 2010년 설립한 박막형 태양전지업체 '현대아반시스'는 시제품 한 번 만들어내지 못하고 지난해 공장 문을 닫았다. 이에 따른 손실금액은 약 1,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밖에도 △태백풍력발전(지분 35.0%) △무주풍력발전(45.0%) △창죽풍력발전(45.0%)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의 내부 구조조정도 강도 높은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사장은 "후방 지원조직을 대폭 축소해 생산·영업 중심으로 전진 배치하겠다"는 기본 방향을 밝혔다. 내부 혁신 작업은 특히 최길선 회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까지 현대중공업 사장을 역임했던 최 회장은 최근 현직으로 돌아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저가 수주가 회사 내에 만연하고 있다"며 영업직 임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다만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노조 문제가 가장 큰 변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당초 이번주 파업 찬반투표를 마무리 짓고 교섭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까지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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