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11일] 시간을 낚는 투자 낚시꾼이 되자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익히는 말이 다름 아닌 ‘빨리빨리’라고 한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빨리빨리’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빨리빨리’의 힘을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가 놀랄 만한 압축성장을 이뤄왔고 스피드가 생명인 IT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 ‘빨리빨리’문화에 따른 조급증이 금융투자의 세계에서는 득보다 실을 가져오는 경우가 더 많다. 한 예로 지난해에는 소위 대박을 꿈꾸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유행처럼 중국펀드에 가입했으나 올들어 중국증시가 크게 하락하면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 ‘빨리빨리’문화가 빚어낸 쏠림현상의 대표적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저점에서 매수해 고점에서 매도하는 것은 모든 투자자의 소망이다. 그러나 주가는 전 세계의 모든 정치ㆍ경제적 요인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나타나기 때문에 주가흐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허리케인이 상륙해 유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측할 수 없지 않은가.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있는 주식시장에서 단편적인 정보에 따라 이 종목 저 종목 갈아타며 매매를 반복하는 것이 투자수익에 그다지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오히려 장기간 묻어 둔 적립식 펀드에서 예상외의 커다란 수익을 올리는 투자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 이율이 연 5~6%인 점을 감안할 때 연 10~20%의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대박이 아닐까. ‘투자의 신’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은 “10년 동안 보유할 만한 주식이 아니라면 단 10분도 갖고 있지 말라”는 말을 한 바 있다. 우량주를 중심으로 하는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렇듯 많은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필수 요소로 한결같이 우량주 중심의 장기ㆍ분산투자를 꼽고 있다. 계란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데 하물며 나와 가족의 소중한 자산을 한 종목에 올인하거나 이 종목 저 종목 갈아타면서 시장과 싸워 이기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투자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증권시장을 싸워 이겨야 하는 승부의 대상이 아닌 나의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동반자의 대상으로 바라보자. 시장은 돌고 도는 법. 지루한 약세장이 계속되는 요즘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신중한 자산배분과 여유 있는 자세로 우직하게 시간에 투자해보자. 시간이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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