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의 1.8㎓ 주파수 확보경쟁이 과열로 치달으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455억원에 시작된 주파수 가격은 경매 닷새 만에 65%나 오른 7,327억원으로 치솟았다. 양쪽 가운데 어느 한쪽도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1조원을 훌쩍 뛰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과 KT가 주파수 확보에 목을 매는 이유는 무엇일까.
2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주파수 확보경쟁에서 사력을 다하는 것은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경쟁을 앞두고 주파수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가 연말 이전에 추가 주파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하지 않은 점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향후 4G LTE 본격 서비스 등을 앞두고 더 많은 주파수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경쟁사보다 보유한 주파수 대역이 적을 경우 유무선 통화 및 데이터 품질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현재 LTE주파수는 SK텔레콤이 800㎒에서 20㎒, KT가 900㎒에서 20㎒, 1.8㎓에서 20㎒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800㎒서 20㎒를 보유했으며 이번 경매 첫날 2.1㎓ 주파수에 단독 입찰해 20㎒를 따냈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번 경매에서 20㎒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 LG유플러스는 물론 20㎒를 추가 확보한 KT와의 경쟁에서 더 밀릴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사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며 "내가 못 먹어도 남이 먹게 그냥 놓아둘 수는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최악의 경우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해도 경쟁사에 '승자의 저주'를 불러오려는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주파수 가격을 높일 수 있는 만큼 높여 경쟁사에 출혈을 입히고 타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이통3사 중 1.8㎓ 주파수를 보유하지 못한 곳은 우리뿐"이라며 "할당된 주파수를 놀리고 있는 경쟁업체가 추가 주파수 확보에 나선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 역시 2G 대역의 800㎒, 3G의 2.1㎓를 보유하는 등 장기적으로 4G용 주파수를 많이 갖고 있으면서 왜 주파수가 부족하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양사가 주파수 가격을 높이면 높일수록 결국 소비자들의 통신비용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방통위가 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