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기업 계열 금융사 돈흐름 특별 감시] 지난해 국내기업 성적표 살펴보니

1,000원 팔아 46원 남겨… 사상 최악

3곳중 1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내


지난해 국내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46원을 벌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를 만든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저물가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도 0.7%로 주저앉았고 조사 대상 업체 3곳 중 1곳은 영업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1,541개와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비상장기업 169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8%에서 4.6%로 0.2%포인트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0년 6.7%를 기록한 후 △2011년 5.4% △2012년 4.8% △2013년 4.6% 등으로 3년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1,000원어치를 팔아 거둔 이익이 46원까지 쪼그라들었다는 의미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뺀 나머지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2년 3.8%에서 지난해 3.4%로 떨어졌다. 두 기업의 착시효과를 걷어내니 46원이 아닌 34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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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7%로 2012년과 같았지만 비제조업은 3.0%에서 2.7%로 하락했다. 제조업 안에서도 전기전자(8.8%), 자동차(10.7%)와 조선(-5.8%), 산업용기계(-7.5%)의 희비가 엇갈렸고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4.8%), 운수업(-4.9%)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인 이자보상비율은 2012년 379.6%에서 지난해 399.1%로 높아졌다. 영업이익이 줄어도 최근 저금리 덕에 이자 부담이 더 크게 줄어든 덕분이다. 그러나 안을 뜯어보면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은 되레 심해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30.6%→31.6%)도 늘었지만 500%를 넘는 기업 비중(42.2%→44.2%)도 동시에 증가했다.

저물가 추세가 장기화하면서 기업의 성장성도 현저히 나빠졌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0.7%로 2012년(4.9%)과 비교하면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업종별로 제조업(4.1%→0.7%), 비제조업(6.5%→0.8%)의 매출액 증가율이 동반 급감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생산자물가와 수출물가가 떨어지면서 가격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은 비교적 꾸준히 개선되는 양상이다. 부채 비율은 95.1%, 차입금 의존도는 25.2%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재무위험이 높은 기업은 오히려 상황이 나빠졌다. 부채비율 100~200% 구간 업체 수 비중은 25.6%에서 24.4%로 줄어든 반면 200~500% 구간 업체 수 비중은 9.7%에서 10.8%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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