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토탈 인수를 조건부 승인키로 하자 한화그룹은 "최상의 결과는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화는 삼성 4사개 계열사와의 '빅딜'을 결정한 후 EVA 문제로 속앓이를 해왔다. 친환경 접착제의 원료인 EVA는 샌들·구두창이나 농업용필름뿐만 아니라 태양광 패널막에도 쓰이는 제품이다. 산업부가 세계일류상품으로 꼽았을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다, 국내 시장에서 38%의 점유율(1위)을 차지하고 있는 한화케미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이 때문에 한화케미칼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EVA 대부분이 해외로 수출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한화케미칼은 연간 생산하는 EVA 중 70% 이상을 해외로 판매해왔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으로 가격 인상에는 제한이 가해지게 됐지만, 한화케미칼은 삼성토탈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인수합병(M&A)으로 기존 세계 59위에서 13위의 화학기업으로 올라서게 되며, 기초화학 원료인 에틸렌 생산규모는 191만톤(세계 16위)에서 291만톤(9위)으로 확대된다. 중국·중동·북미 화학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다는 의미다. 또 에틸렌 외에도 폴리프로필렌·파라자일렌·스티렌모노머와 경유·항공유 등 에너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30일 내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화케미칼은 조만간 이사회,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토탈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