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평면으로 옮겨 놓은 도자기

도예가 이승희 8월14일까지 개인전


천혜의 절경을 마주한 선인들은 눈으로 본 감동을 잡아두고 싶어 그림을 그리게 했고, 이를 족자로 방에 걸어 완상하며 즐기고 또 즐겼다. 평생 도자기를 구워 온 작가 이승희는 입체로 드러나는 작품을 평면으로 바꿔 이들처럼 벽에 걸 수는 없을까 상상하기 시작했다. 발상의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2008년 도예의 메카로 불리는 중국 장시성 징더전으로 갔다. 이곳은 송나라 이후 관요(官窯ㆍ왕실용 도자기 제작을 위해 정부가 관리하는 가마)가 몰려 있는 곳이지만 베이징에서 차로 꼬박 24시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오지다. 부단한 노력 끝에 작가는 입체감이 나는 '평면 도자기' 제작에 성공했다.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후.아.유(厚.我.有)'는 그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공예와 회화, 부조의 사이에 있는 것들에 관심이 있었지요. 도자기도 아니고 그림도 아닌 그들 사이의 작은 차이를 현대미술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도자기는 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재급 유명 작품만을 소재로 삼았다. 감상자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작품 배경을 이루는 대형 평판은 온도나 습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쉽게 뒤틀리기 때문에 제작이 쉽지 않았다. 여기에다 도자기 형태를 볼록하게 돋을새김한 부조 형식으로 만든 다음 통째로 가마에 구워낸다. 탐스런 도자기가 족자 속에 음전하게 들어와 앉은 형상의 작품은 청화백자, 철화백자는 물론 미묘한 색감의 백자 달항아리까지 다채롭다. 작품 제목은 모두 '타오(TAO)'인데 이는 도자기 도(陶)의 중국식 발음이다. "지금까지는 백자 작업을 주로 했는데 최근에는 상감기법을 이용한 청자도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서양인들을 놀라게 할 영국이나 독일 도자기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전시는 8월14일까지 이어진다. (02)72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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