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4월 16일] 주식선물시장의 기회와 위협

오는 5월이면 주식선물시장이 개장된다. 지난 1996년 주가지수 선물시장이 개설된 후 이제 국내 주식시장도 금융 선진국 수준의 상품 구성을 완비하게 됐다. 주식선물은 유동성 좋은 한국 대표기업 15개 종목의 선물을 상장시켜 현물과 함께 거래시킨다. 그리고 3개월에 한번씩 주식선물과 실제 현물가격을 일치시키는 만기일을 통해 가격차를 해소(청산 절차)시키는 주식 관련 파생상품의 일종이다. 이론적으로 주식선물 제도가 시행되면 주식시장은 안정성이 높아진다. 3개월 후 만기일의 주가를 예상해서 거래하기 때문에 목표수익률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투자한 종목의 주가 하락이 예상될 경우 주식선물을 팔아 주가 하락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보유한 현물 주식 가격은 하락했지만 팔아놓은 주식선물에서 동일한 금액의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주가 하락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이후 다시 주가 상승이 예상돼 팔았던 주식선물을 재매입한다면 이후 발생하는 주가 상승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주식선물 거래가 활발해지면 주가 하락기에도 현물주식 매도가 줄어들고 주가 하락 압력도 낮아지게 된다. 그만큼 주식시장 전체가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주식선물을 적절히 활용할 경우 주식투자의 불확실성을 상당히 제거해준다. 주식시장은 항상 가격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우량주도 예외는 아니다. 장기적으로 주가가 조정기에 진입할 경우에는 큰 손해를 입기도 한다. 이 경우 주식선물을 이용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즉 주식선물은 일종의 주식투자 보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적어도 3개월 후의 주가를 합리적으로 예측해야만 주식선물 투자에서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일시적인 소문이나 불공정 거래보다는 철저히 기업가치에 따라 주가를 재편시키는 간접적 효과도 있다. 또한 주식선물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은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다. 따라서 주식선물 거래가 활발해지면 대형주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중소형 주, 일시적 유행을 타는 테마 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선물을 통해 가격변동 위험을 낮출 경우 오히려 대형 우량주의 장기투자가 늘어나 주식시장 자체의 안정성도 향상될 수 있다. 주식선물은 기본적으로 약간의 증거금만으로 매매를 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주식선물시장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고도의 기법으로 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 방법이나 주가 예측에 있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대응이 요청된다. 이미 다양한 상품과 투자변수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선물이 가세한다면 해당 종목에 대한 분석은 과거보다 훨씬 정교한 방법이 요청된다. 특히 개인이 주식선물만을 매매할 경우 자칫 투기적 매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과거 한국의 옵션시장은 양적으로는 세계적 수준으로 급성장했지만 지나친 투기적 거래로 개인투자가들에게 큰 손실을 초래한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 파생상품 거래의 제1원칙은 리스크 관리다. 지금 금융시장은 ‘자본시장통합법’ 이라는 문을 통해 도약의 출발 선상에 놓여 있다. 금융시장의 장벽을 허무는 해체의 시작인 동시에 자유화의 코드로 경제를 이끌어갈 금융시장을 재구축하는 시점이다. 현재 제도 변화에 대한 윤곽은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듯 금융시장이 자유화될수록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변화도 요청된다. 투자자들은 더 많이 연구하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후 투자해야 한다. 주식선물이 상장된 기업들은 과거보다 투명한 공시로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 증권 유관기관과 증권사들도 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선물 관련 제도와 철저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투자자 교육에도 힘써야 한다. 자유화와 세계화는 증권시장 참여자들에게도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주식선물시장의 개장은 우리 금융시장이 선진화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 참여자 모두가 합리적인 동기로 참여할 때라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제도와 문화가 동반 성장해야 진짜 선진국이 되는 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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