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수급대책 내용.전망] 하반기 달러유출 본격화될듯

「달러 유입을 봉쇄하라」정부가 30일 발표한 외환수급조절대책의 골자는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외환위기 발발 이후 줄곳 달러를 끌어오는데만 골몰했던 정부가 이제는 오히려 지나친 달러유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이와관련 『시장에서 일방적인 달러 공급우위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로 수급조절방안을 내놓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푼의 달러가 아쉬어 장롱속 금반지까지 내달 팔았던 지난해초를 생각한다면 실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 아닐 수 없다. ◇외환 수급조절 방안 = 정부는 크게 다섯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우선 국내금융기관들의 단기외채 조기상환이다. 지난해 4월 만기연장협상을 통해 만기가 연장된 217억3,800만달러 가운데 이미 만기도래한 37억5,000만달러를 제외한 179억8,200만달러를 만기에 앞서 미리 갚겠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이를 위해 해당 국책은행에 대해서는 콜옵션 행사를 지시하는 한편 민간은행에 대해서도 조기상환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또 성업공사가 국내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이를 산업은행과 농·수·축협등 특수은행의 외화부실채권 상환에 나서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 경우 성업공사의 달러매입분 9억달러와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은행들의 추가수요등 모두 14억달러 상당의 신규 외화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이와함께 5월중 한국통신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에 따라 조달되는 18억달러에 대해서도 11억달러는 한국은행이 직매입하고 나머지 8억달러는 해외에 예치, 운용토록 함으로써 국내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해외현지법인이 외채상환을 위해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공기업과 국책은행의 해외차입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함으로서 달러유입 창구를 차단해 나가기로 했다. ◇2·4분기 외환수급전망 = 재경부는 이같은 수급조절 방안을 통해 2·4분기중 모두 46억달러의 외화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단기외채 상환을 위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달러유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경기회복에 따른 외화초과공급분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종석 기자 J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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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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