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경영권지분 매각 공고는 이달 30일, 소수지분 매각 공고는 다음달 27일 각각 실시된다.
당초 경영권지분과 소수지분 매각 공고가 동시에 이뤄질 예정에서 분리 매각 공고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우리은행 매각 작업이 본격 시작된 셈인데 금융계에서는 벌써부터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이뤄지겠느냐는 회의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경영권지분인 30%는 이달 30일, 소수지분 26.97%는 다음달 27일 입찰공고를 하기로 결정했다. 두 입찰 모두 마감은 11월28일이다.
소수지분 매각 공고를 한 달여 늦춘 이유는 경영권지분 매각에 비해 일정 자체가 팍팍하기 때문이라는 게 공자위의 설명이다.
소수지분 매각은 0.5~10% 지분을 분산 매각하는 방식으로 소수지분을 인수하는 투자자에게 부여하기로 한 콜 옵션(정해진 가격으로 추가로 지분을 매수할 권리)의 분리 양도 허용 여부 등 구체적 세부 조건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공자위는 매각 공고일까지 콜 옵션 부여 조건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반면 경영권 지분 매각의 경우 매각 공고가 나가자마자 인수 후보의 실사 등이 이뤄져야 해 일정이 타이트할 수밖에 없다. 당초 계획대로 이달 말에 공고를 해야 11월 입찰 마감이 가능하다.
당국 관계자는 "경영권 지분 매각의 경우 매각 공고 이후 일정이 빠듯하고 소수지분은 매각 공고 전에 결정할 사안이 많다는 점에서 분리 매각 공고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의 합병에 반대하는 우리금융 주주의 반대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오는 10월11일부터 21일까지인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주식 총수의 15% 이상이 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합병계약이 해지되며 주식 총수의 1%만 행사돼도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
일단 청구권 행사가격(1만2,422원)이 우리금융 현재 주가(1만3,650원, 22일 종가)보다 많이 낮아 청구권 행사가 별로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당국 입장에서는 금융시장의 요동으로 주가가 흔들릴 경우 기대보다 청구권 행사가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가급적 이런 변수가 마무리된 후 소수지분 매각에 나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계에서는 매각 작업 순항 여부에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경영권지분 매각의 경우 교보생명 외에는 뚜렷한 후보가 없어 유효 경쟁 성립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외국계 투자가의 경우 국내 금융산업 전망에 대해 회의적 견해를 표명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6.97%의 지분만 매각해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마저 제기된다. 공자위는 경영권지분 매각이 실패하면 다시 30%를 한꺼번에 매각할지, 쪼개 팔지는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