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제3의 창업' 출발선] 이수빈 회장은 누구

계열사 사장 두루 역임… 삼성 최고원로 경영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퇴진한 후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하게 된 이수빈(69ㆍ사진) 삼성생명 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학수 전략기획실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마저 조만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백의종군하기 때문에 이 회장이 삼성그룹의 중심 축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전문경영인 가운데 원로 그룹에 속한다. 서울사대부고와 서울대 상대를 나와 지난 1965년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입사 13년 만에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 ‘샐러리맨 신화’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공채 출신으로 오로지 능력과 노력을 바탕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에 대해 ‘현대의 이명박’, ‘삼성의 이수빈’이라는 얘기가 회자되기도 한다. 제일모직 대표이사를 거친 후 지난 2002년 삼성생명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제일합섬ㆍ제일제당ㆍ삼성항공ㆍ삼성생명ㆍ삼성증권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그래서 ‘이 회장의 직업은 CEO’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회장은 지난 1985년 삼성생명(옛 동방생명) 사장으로 취임한 후 명실상부한 국내 생명보험 업계 1위 기업으로 키워 남다른 경영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991년 삼성그룹 회장실 10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건희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2년 후배 전문경영인 양성을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경영에는 일체 간여치 않았다. 이 회장은 불도저식으로 밀어 붙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온건’과 ‘합리’를 강조하는 ‘화합형 CEO’로 평가된다. 정부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요건 완화로 삼성생명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오랜 기간 삼성생명 CEO를 역임한 이 회장이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일정한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올들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 업무를 챙기는 경우가 늘어났다. 올해 초 비자금 의혹 특검으로 별도의 그룹 시무식이 열리지 않자 사내방송을 통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신년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삼성인상 시상식에도 이 회장을 대신해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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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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