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M&A 대응” 재계 짝짓기 활발

◎「종금사태」때 한화­대우 제휴 경영권 방어/미도파 관련 대농그룹 현대에 협조요청설/“생존 위해선 누구라도…” 재계 판도변화 예고「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영원한 친구도 없고 적도 없다.」 최근 상장사의 M&A(Mergers & Acquisitions:기업인수합병)가 활발해지면서 재벌기업들이 연대해 서로 경영권을 보호해주는 과정에서 이해가 엇갈리는 재벌그룹과는 서로 적이 되는 등 재벌그룹간 알력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동업관계를 유지하다가 하루아침에 등을 돌릴 뿐 아니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맺는 사례도 많아 재벌그룹 및 기업들간의 「적과 동지」가 구분되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벌그룹간 M&A 시도로 그룹간 싸움(?)이 처음으로 본격화된 경우는 삼성그룹의 기아자동차 주식 매집사건을 들 수 있다. 삼성그룹이 기아자동차 주식을 10% 가까이 매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아그룹은 삼성그룹을 견제하기 위해 현대그룹으로 하여금 기아자동차 주식을 매수하도록 요청한데 이어 LG그룹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우호세력을 구축했던 것. 박의송 우풍상호신용금고회장 및 우학그룹과 한화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한화종합금융의 경우 한화그룹은 대우그룹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따라 대우그룹과 관련이 깊은 동흥전기, 하이파이브, 삼신올스테이트생명보험 등 3개사가 한화종금의 사모전환사채를 인수해 지난 13일 임시주총에서 한화그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대우와 한화그룹이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자 한미은행의 경영권 문제를 놓고 대우그룹과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그룹은 최근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이 대우그룹의 지원을 요청했을 때 한미은행의 우호적인 지분을 한화측이 확보해주는 「바터식 거래」가 이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삼성그룹은 한미은행 주주중 대한전선(4.0%), 한국유리(1.7%), 동일방직(1.7%) 등의 기업이 대우그룹에 우호적인 세력으로 알려져 연합세력 구축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대적 M&A설에 시달리고 있는 미도파의 경우도 성원그룹이 계열금융사를 통해 9.92%의 미도파 주식을 취득하자 대립관계에 놓였으며 대농그룹은 박용학 회장과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과의 친분을 앞세워 현대그룹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도파와 관련해 외국인의 주식매입 창구로 동방페레그린증권이 이용됨에 따라 신동방그룹과 대농그룹, 성원그룹, 현대그룹간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원그룹은 또 대한종합금융의 지분을 미원그룹의 임창욱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았는데 이로인해 대한종금의 2대주주였던 해태그룹과 미원그룹이 소원한 관계가 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당초 미원과 해태그룹은 대한종금의 경영권을 함께 공유했으나 임회장이 전격적으로 성원건설로 주식을 넘겨 해태그룹은 2대주주이면서도 현재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원, 해태, 성원그룹은 모두 전라도를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기업들이지만 해태그룹만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해 주목을 끌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M&A가 더욱 본격화될 경우 재벌그룹이나 기업간의 편가르기는 지금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재계의 판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정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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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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