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에 봄 기운이 확연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물량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고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들은 계약에서도 예외없이 성공하고 있다.
이달 초 동시분양에 나온 주상복합아파트 `파크타워'가 높은 분양가에도 수천명이 청약한 것과 같이 유망하다 싶으면 돈에 구애받지 않고 청약자들이 몰린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연초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 현상이 실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분양시장이 정상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한동안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좋으면 팔린다'..100% 계약단지 속출 = 분양시장 침체가 심각했던 작년에는아무리 입지 조건이 좋아도 초기 계약률이 50-60% 정도면 성공이라고 평가됐었다.
작년 7월 나온 잠실 주공3단지나 11월 부산에서 공급된 `SK오륙도뷰' 등은 상품성도 갖추고 관심도 높았지만 분양 초기에 미분양 물량이 만만치 않게 나왔었다.
하지만 올해는 신도시나 유망 택지지구에서 공급된 단지들은 계약 첫 주에 100% 계약을 달성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초 인천 동시분양에 나온 논현지구 `한화 꿈에그린'(982가구)은 계약에들어간 지난주에 모든 가구의 계약이 완료됐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당초 분양에 나설 때까지만 해도 초기 계약률을 40% 안팎으로 예상했는데 우리도 놀랐다"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서둘러 내집 마련에 나선 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현.학익지구 `풍림아이원'(2천90가구)과 부평 삼산지구 `엠코타운'(708가구)등도 90%가 넘는 계약률로 선전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3차 동시분양에서 나온 `두산위브'와 `서해 그랑블'도계약 첫 주에 100% 계약을 달성했고 `모아미래도'도 90%의 계약률로 순항했다.
이 밖에 대우건설이 안산 고잔택지지구에서 지난달 초 내놓은 `푸르지오'도 계약 1주일이 갓 지났지만 벌써 98%의 계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마찬가지다.
미분양 물량이 많은 부산과 광주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지난달 초 분양에 나선 광주 풍암동 `SK뷰'와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캐슬 멤버스'도 계약률이 80%를 넘어 일부 저층에만 미분양분이 남아있다.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소진돼 대우건설이 작년 11월 경기도 화성에서 분양한 `신동탄 푸르지오'는 초기 10%대에 머물던 계약률이 현재 99%까지 치고 올라왔다.
SK건설이 12월초 강서구 화곡동에 내놓은 `우장산 SK뷰'도 초반 계약률이 10%안팎에 그쳤지만 지난주 분양을 완료했다.
◆ "당분간 좋겠지만 하반기 재침체 가능성" = 이처럼 신규로 공급되는 아파트가 잘 팔리는 이유는 집값이 바닥을 치고 상승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경기 회복 분위기에 실수요자 위주로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분양시장을 비롯한 주택경기가 작년 말에 바닥을 쳤고 올초부터 정상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회복 분위기는 입지 조건이 괜찮은 곳에 한한다.
단지 규모가 작거나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단지들은 청약 경쟁률이 작년과별반 다르지 않다. 단지별로 차별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작년 말부터 나타난 분양시장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입지 조건이 좋은 단지들도 시장이 실수요자들로 재편돼 과거 2-3년 전과 같은 과열 양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상황이 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반기에는 11월 일괄공급되는 판교신도시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데다입주 물량도 크게 늘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상반기까지는 괜찮겠지만 입주 물량이 다시증가하는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에 크게 부진했던 작년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