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년전'전세대란'이 `逆전세난'

99년 이후 전셋값 급등…현재 강남지역도 하락세

지난 99년 이후 급등했던 전셋값이 작년부터 계속 하락하면서 2년전까지만 해도 이사철마다 등장했던 '전세대란'이란 용어 대신 올해에는 '역전세난'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매년 여름방학 좋은 학군을 찾는 이사 수요로 특수를 누렸던 강남 8학군 역시이같은 전세시장 침체 현상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전셋값 하락세…단독ㆍ연립은 더 심해 =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서울의 평당 평균 전셋값은 현재 473만원으로 2년전(496만원)보다 23만원 하락했다. 보통 전세기간이 2년 주기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에서 25평형 전셋집을 2년전보다 평균 575만원 낮은 가격에 구할 수 있는 셈이다. 단지별 시세를 보면 서초동 삼풍 64형의 경우 2년전 5억2천500만원에서 현재 4억2천5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하락했으며 강서구 등촌동 우성 35평형도 1억6천500만원에서 1억1천만원으로 5천500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전셋값 하락세는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의 경우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있다. 유니에셋이 국민은행 아파트 시세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 6월부터 1년간 서울아파트 전셋값은 2.36% 하락한데 비해 단독주택 8.96%, 연립주택 8.17% 각각 하락한것으로 집계됐다. ◆강남 여름방학 특수도 실종 = 전세시장 침체는 매년 여름 방학철 좋은 학군과유명학원을 찾는 이사 수요로 전셋값이 급등했던 강남, 서초, 분당 등에도 나타나올해에는 오히려 이 지역들이 전셋값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각종 부동산 규제가 강남에 집중된데다 EBS 수능 방송 여파까지 더해져 방학철이사수요가 아예 자취를 감춘 것. 인터넷부동산 텐의 시세조사에 따르면 대치동 미도아파트, 삼성래미안 등은 지난주 전셋값이 평균 1천만원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원동 상록수 27평형은 2천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통 7월 중순부터 여름방학 특수가 시작되지만 아직까지 전세수요 움직임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며 "매물 적체가 심해 호가는 계속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분당 역시 지난주 전셋값이 0.61%나 하락해 5대 신도시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샘터공인 관계자는 "여름방학이 속속 시작되고 있지만 전세수요는 전혀 늘지 않고 있다"며 "인근 용인의 입주물량이 넘쳐나고 있어 전셋값은 하락폭은 점점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역전세대란 우려 현실화되나 = 이처럼 전셋값 하락세 속에서도 전세 수요가살아나지 않으면서 최근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해 기존 세입자와마찰을 빚는 '역전세난'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국 전셋값이 지난 1999부터 4년간 매년 10-30%씩 상승하면서 2년전까지만해도 봄, 가을 이사철마다 `전세대란'이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등장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셋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주머니가 얇아진데다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심화되면서 굳이 평수를 넓혀 이사하지않으려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라고 부동산뱅크 측은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실장은 "연립, 빌라, 다세대 등에 국한돼 전세가 잘 나가가않던 현상이 요즘에는 아파트까지 파급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이런추세가 지속되면 역전세난이 더욱 확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니에셋 김광석 팀장은 "서울 등 수도권 입주물량이 8월 9천765가구, 9월 1만5천793가구, 10월 1만5천852가구, 11월 1만7천72가구, 12월 2만2천115가구 등으로 늘면서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3만657가구 늘어난 9만6천693가구의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전셋값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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