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냉장고/싱싱특급(AD플라자)

◎“동화같은 광고” 소비자 동심 자극/냉장고속엔 요정이… “보는 즐거움 두배”/작년 리콜파문 딛고 올 점유율 1위 우뚝광고는 궁극적으로 제품판매를 위한 수단이자 과정이다. 따라서 다소 과장되거나 자극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소가 하나 있다. 「진실」. 적어도 『비록 무리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실이겠지』라는 생각은 심어주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광고는 기본부터가 잘못된 광고인 것이다. 한 때 큰 어려움을 겪었던 LG전자 냉장고 「싱싱특급」이 1년이 채 못돼 다시 정상에 설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소비자들에게 믿음을 주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96년 8월, 당시 냉장고매출 1위를 달리고 있던 LG전자에 청천벽력의 사건이 발생했다. 연초부터 LG가 야심작으로 내놨던 싱싱특급 냉장고에 결함이 있다는 클레임이 소비자보호원으로부터 정식 제기된 것. LG가 부랴부랴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3백90ℓ급 이상 7종 13개 모델의 성에제거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판매한 24만대중 1만4천대(5.7%)가 클레임으로 제기된 상태였다. 회사는 나아가 판매대수의 10%선인 2만4천대까지 클레임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일시 봉합할 단계를 넘어선 것이다. LG는 과감히 국내 최초로 리콜을 천명했다. 클레임이 들어온 모든 제품에 대해 환불을 비롯해 교환, 무상수리 등을 실시키로 했다. 손실만 1백50억원이 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솔직히 용서를 구하고 품질개선과 고객만족극대화에 정진하는 길만이 신속한 사태해결을 위한 척도라 생각했다. 이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소비자는 이전보다 LG를 더욱 신뢰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판매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탤런트 김지호씨를 선봉장으로 새롭게 선보인 싱싱특급 냉장고 CF는 소비자들에게 기능을 알리되 믿음으로 다가선다는 방침으로 전개됐다. 사실 리콜이 있은 후 LG가 신제품 개발에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안전한 기능이었다. 여기에 자체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구매시 냉각성능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빨리 시원해지는 냉장고를 원했다. 이에따라 광고를 책임진 LG애드측은 새로 음식이 들어온 칸에 집중적으로 냉기를 뿌려준다는 컨셉하에 김지호를 투수로 등장시킨 「싱싱야구」1탄을 선보였다. 냉장고 광고로는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기능부각의 강조였다. 물론 과장성은 배제되고 전체분위기는 『LG는 믿을 수 있습니다』였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2차 CF는 한발 더 앞서갔다. 요정으로 분장한 김지호가 냉장고 내부에서 야채, 물고기 등과 함께 노닌다는 내용. 단순히 기능부각의 이성형식을 벗어나 동화같은 세상을 독특하게 보여주며 싱싱이미지를 감성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주부는 물론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한편의 동화같은 광고로 즐거움과 신뢰를 주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LG는 냉장고 시장에서 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지난해 삼성에게 약 2∼3% 차이로 넘겨준 1등자리를 올해 들어선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하며 간발의 차이로 삼성을 앞지른 것이다. 냉장고는 고급제품으로 어쩔수 없이 기능설명에 충실해야 하지만 단순기능 고지의 광고형태를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회사측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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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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