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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서 꽃피운 中企-대기업 아름다운 동행
입력2010.12.01 17:35:03
수정
2010.12.01 17:35:03
대양금속 스테인레스 냉연강판 터키 공장<br>금융위기·키코 손실로 가동중단 사태맞자<br>SK네트웍스 과감한 지분 투자로 정상화<br>제2공장 준공식 갖고 유럽시장 공략 박차
| 터키 촐루에 위치한 대양금속 현지법인인 DY-SK메탈의 2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스테인리스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터키 최초의 스테인리스 공장에서는 연간 20만톤의 제품을 생산해 유럽 등에 수출하게 된다. /안길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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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터키 이스탄불 북서쪽의 작은 공업도시 촐루(Corlu)에서는 스테인레스 냉연강판 제조업체인 대양금속의 현지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준공식에는 터키 경제를 총괄하는 자펠 차으라얀 외교통상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참석했으며 현지 언론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대양금속이 터키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대양금속은 13만m²규모의 터키 제2공장에서 연간 20만톤의 스테인리스제품을 만들어 아첼릭ㆍ일렉트로룩스ㆍ월풀 등 글로벌 가전업체에 납품함으로써 유럽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날개를 달게 됐다.
최근 터키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면서 촐루 공장에는 주문이 몰려 기계가 연일 풀가동되고 있었다. 회사 측은 사전 계약된 물량의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기술자들을 총동원해 2공장 준공식을 서둘러 앞당겼을 정도다. 이날 현지인사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는 강찬구 대표도 그동안 공장을 짓느라 갖은 우여곡절을 겪은 탓인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사실 터키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지만 회사의 존폐가 걸린 위기의 순간들도 여러 차례 찾아왔다. 대양금속은 2007년 기존 안산공장 설비를 촐루 공장에 이전하고 연간 10만톤 생산 규모의 1공장을 열었다. 하지만 이내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졌다.
거래처에선 주문물량이 급감했고 현지 공장마저 급기야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환헤지 상품인 '키코' 등의 손실로 5,000만 달러를 손해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터지지 전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현금만 무려 700억원이 넘었는데 하루 아침에 자금 압박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구원투수로 나선 곳은 바로 SK네트웍스였다. SK는 대양금속과 오랫동안 거래해오면서 터키 1ㆍ2공장에 30%의 지분을 투자한 상태였다. 터키공장 건설 중 예상치 못한 금융위기로 대양금속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스테인리스 업황이 나빠지자 SK 내에서도 대양금속에 계속 투자해야 하는지 회의론까지 제기됐다고 한다.
하지만 이창규 SK네트웍스 대표는 "대양금속의 저력을 믿고 투자를 계속하라"고 지시했고 터키공장의 원재료 구입에 대해 SK가 무제한 신용까지 제공한 덕택에 원활한 생산과정이 이뤄지게 했다. 업계에서도 SK가 대양금속을 믿고 끝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내외 거래처에서는 다시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터키 공장은 지난 3ㆍ4분기 드디어 흑자로 전환했고 국내 공장도 다시 정상을 되찾았다.
특히 SK네크웍스가 터키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250억~300억원 가량이며 1ㆍ2 공장 운영자금으로 수백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터키 공장의 준공에는 코오롱 그룹, 일본의 메탈원, 터키 최고의 가전업체 아첼릭(Arcelick) 등의 지원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정래 전무는 "15년전부터 터키와 이슬람 중동국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꾸준히 투자해왔다"며 "유럽과 중동을 아우르는 거대 시장을 선점한다는 측면에서 촐루공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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