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공 울산콤플렉스(지방화 전략)

◎환경친화적 경영 “토착기업 뿌리내린다”/“경제·문화발전 동반자” 작년 2조 기여­지방화/2002년 아주 최대 중화학메카로 부상­세계화경남북부지방을 관통하는 태화강과 동해바다가 만나는 곳. 간만의 차가 적으면서도 수심이 깊어 천혜의 포구. 바로 울산이다. 하지만 지난 30여년 동안 급속한 공업화가 이루어진 이곳은 우리나라 7대도시이자 중화학공업의 메카로 변모했다. 울산을 이렇게 변모시킨 양대축은 주자는 자동차와 석유화학 산업이다. 태화강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밀집해 있고, 남서쪽에는 (주)유공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석유화학 콤플렉스가 자리하고 있다. 이런 위치에서 태화강 동쪽은 「현대시」, 서쪽은 「유공시」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복잡한 시내를 통과해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명촌대교를 건너면 각종 파이프와 초대형 저유탱크들이 늘어서 있는 웅장한 석유화학단지가 그 모습을 들어낸다. 선경그룹의 주력인 (주)유공과 그 자회사들이 입주해 있는 울산 콤플렉스다. 이 곳이 「유공시」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는 단지안을 들어서면 곧바로 이해하게 된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2백50만평의 부지위에 자리잡은 울산콤플렉스의 위용은 웅장함 그 자체다. 3백50만평 규모인 울산석유화학단지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유공의 울산콤플렉스는 지난 62년 이 공단 설립을 위한 첫 삽을 든 이듬해 하루 3만5천배럴 규모의 석유정제설비로 울산에 뿌리를 내렸다. 이후 유공은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 지금은 크고 작은 90여개의 공정을 갖춘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최대 규모의 설비를 갖추게 됐다. 또 스티렌모노머(SM) 등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유공옥시케미칼, 특수 윤활유 메이커인 유공훅스, 유공가스 등 4개의 자회사도 함께 입주하고 있다. 유공은 이 단지에서 국내 최대규모인 하루 81만배럴의 휘발유와 등·경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13종, 석유화학제품 19종, 윤활유 9종, 합성수지 17종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2천억원, 종업원수는 6천3백여명에 달한다. 이는 이 공단 전체의 지난해 매출액(9조원)의 55.6%에 달하며 고용규모는 70%에 달한다. 유공의 이 지역 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거의 절대적이다. 유공은 지난해 5조원을 벌어들여 각종 세금으로 2조1천5백억원을 냈다. 또 각종 자재구매와 공사용역비(연간 2천억원), 종업원 급여 등을 포함하면 매출액의 절반에 달하는 연간 2조5천억원원을 지역사회를 위해 쓰고 있다. 유공이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이같은 직접적인 경영활동 보다 각종 사회·문화활동이다. 이는 선경그룹이 내걸고 있는 지방화 전략에서 잘 나타난다. 선경은 『지역과 기업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고 명시하고 있다. 유공의 지방화 전략을 환경친화적 경영과 지역사회·경제발전의 동반자라는 두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일상적인 지역사회봉사활동을 한 차원 높여 토착기업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현재 울산 신정동 일대에 건설하고 있는 울산대공원 조성사업이다. 유공은 오는 2005년까지 매년 1백억원씩 모두 1천원을 투자해 울산시내에 1백10만평 규모의 울산대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공원에는 자연 생태계공원과 아이맥스 영화관, 실내수영장, 공연장 등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또 환경안전설비 투자에서도 단순한 유지·보수적 단계를 뛰어넘어 대단위 첨단설비 도입을 통해 환경오염의 근본적인 방지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공은 환경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 오는 2001년까지 5천억원을 들여 세계적 수준의 환경관리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역주민들과 유대강화를 위한 각종 문화봉사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울산의 대표적인 지방문화재인 처용문화제를 매년 협찬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산학협동 장학금지원, 직장인 바둑대회, 결식 노인 식사제공, 생활보호 대상자 지원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활동 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생산성 향상이다. 『기업이 이익을 내야 지역사회 활동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건채 생산부문장(부사장)의 설명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유공은 내부적으로는 「STAR 2000」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스타2000은 무재해 2천만 인시를 목표로 지난 89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활동. 이는 안전과 품질, 원가 등 3가지 부문에서 절대우위를 지키겠다는 프로그램으로 4천여명의 전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혁신활동을 통해 유공은 안으로 토착기업화, 밖으로는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을 적극 추진, 다가오는 2002년 매출액 20조원의 아시아지역 최대 석유·화학 종합메이커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울산=민병호 기자> ◎선경그룹의 지방화 전략/현금결제·기술교육 등 지원 다양화… 경영 노하우 전수까지 선경그룹의 지방화전략은 지역과 기업이 서로 협조하는 가운데 변화를 유도하여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역과 기업은 「너」와 「나」가 아닌 「우리」다. 따라서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상호유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생차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경은 모든 경영활동을 이같은 기본정신에 입각하여 지역발전에 큰 관심을 갖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경은 이를 위해 단순한 물적·재정적 지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동안 그룹발전의 밑거름이 된 경영 노하우의 전수까지 시도하고 있다. 수원시에 도서관 건립 기증에 이어 수원시 공무원 교육, 21세기 수원시 발전비전 수립 지원, 행정개선 프로젝트 지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선경은 이같은 전략을 사업장이 밀집되어 있는 수도권 및 영남권에 그치지 않고 전국으로 확대해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역 환경문제 해결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오는 2005년까지 총 1천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울산지역 자연생태계 공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선경은 또 각 지역내 공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최신식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구축했으며, 「유류유출사고 대비 민관합동훈련 실시」 등 지방자치제·지역주민과 공동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밖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시행중이며, 환경사업을 그룹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마스터 플랜도 수립중이다. 지역사회 기여를 위한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지역협력업체에 대한 현금결제를 대폭 확대했으며 자금 및 기술지원, 협력업체 협의회 운영 등 다양한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또 도서관, 문화관 운영 등 지역 문화창달을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해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주민 공장방문 등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고진갑 기자> ◎인터뷰/이건채 유공 울산콤플랙스 부사장/“안전·공생·환경 모토 협력프로그램 러시 부업 더 많다 불평까지” 『기업의 기본은 이윤창출이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역사회와의 조화다.』 2백50만평에 달하는 유공의 울산콤플랙스를 관장하고 있는 이건채 공장장(부사장)은 『모든 일의 근본은 조화』라며 울산공장의 운영방침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의 이런 철학은 ▲안전제일주의 ▲환경친화적 경영 ▲지역사회 발전의 동반자로서 공존 이라는 경영방침에도 잘 담겨있다. 그는 이에따라 공장장 취임후 공장의 생산효율 향상 외에 지역사회와 조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안전관리를 위한 「스타 2000」프로그램과 냄새없는 공장 만들기, 오염물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하는 3R운동의 전개, 불우이웃 돕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이같은 협력 프로그램들은 지방자치제 실시와 이에 대응한 그룹의 지방화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최근에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본업 외에 부업이 너무 많아 최근에는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 쓸 정도라고 말한다. 기계공학도로 줄 곧 공장의 생산현장을 근무했던 그는 석유화학 플랜트에 대해서는 일가견을 가졌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 때문에 그는 지난 93년에는 8천억원이 투자된 중질유 탈황시설 프로젝트의 공기를 4개월이나 단축, 외국의 유수 엔지니어링업체로부터 「세계적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경력으로 그는 기술개발부문장과 대덕기술원장에다 생산본부장을 겸하는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자. 여기에다 올해부터는 본사 엔지니어링부문장까지 맡아 1인 3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부사장은 서울 영등포가 본적이지만 지난 78년 선경그룹과 인연을 맺은 후 올해까지 꼬박 20년간을 울산과 서울을 번갈아가며 근무한 그룹내 몇 안되는 지방통의 한 사람이다. 『이제 울산사람이 다됐다』고 말하는 그의 말투는 사투리 억양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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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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