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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폭락에… 한국경제 명암] 4년째 700억달려 벽 못깬 해외건설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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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등 중동 정세불안 겹쳐 올 660억弗로 목표달성 실패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66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특수로 716억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10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하지만 중동발 악재로 당초 목표로 했던 700억달러 달성은 실패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대형 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며 목표 달성이 무난해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발주 감소가 현실화하며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 유가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 건설 업계의 해외수주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660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동안 해외건설 수주는 2010년 700억달러를 찍고 2011년 591억달러로 급감한 후 △2012년 649억달러 △2013년 652억달러 △2014년 660억달러로 3년 연속 650억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많은 수주를 기록한 지역은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으로 31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수주액의 47.5%를 차지한다. 이어 아시아에서 159억2,000만달러(24.1%), 아프리카·유럽에서 89억5,000만달러(13.6%)의 수주액을 올렸다. 특히 아프리카·유럽과 중남미(67억5,000만달러)의 경우 역대 최고 수주액을 기록하며 지역 다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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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공종 다변화와 국내 기업 간 합작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사태와 이라크 내전 등 중동 정세 불안은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연초 쿠웨이트와 이라크 등에서 30억~7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플랜트 수주 계약이 이뤄지면서 700억달러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지는 듯했다. 하지만 6월부터 이라크 내전이 촉발된 데 이어 미국 주도의 이라크 북부 IS기지 공습까지 겹치며 결국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 실제로 올해 1·4분기 138억9,400만달러에 달했던 중동 지역 수주액은 2·4분기 108억4,900만달러로 감소한 뒤 3·4분기 14억7,700만달러로 급격히 줄었다. 110억달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쿠웨이트 정유공장(NRP) 프로젝트도 행정절차가 지연되면서 내년으로 연기됐다.

저유가도 중동 발주를 감소시킨 원인 중 하나다. 두바이유 가격은 2009년 이후 최저치인 배럴당 60.24달러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정상황이 악화된 중동 국가들의 정유 플랜트 공사 발주도 급감하고 있다. 중동 산유국은 일반적으로 배럴당 75달러 이상을 기준으로 잡고 플랜트 발주 계획을 편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중국 건설업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저유가로 중동 발주 물량까지 감소하면서 수주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역시 중동 리스크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주 확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유가 변동 폭 확대와 중동의 정세 불안 지속, 일부 국가의 경제 위기론 대두 등으로 내년 수주 여건도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제5차 한·쿠웨이트 건설협력위원회 등 양자 협력구도를 강화하고 제3국 공동 진출 등을 통해 수주 지원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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