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경북체육회)이 심판진의 어이없는 오심으로 금메달을 빼앗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번 아테네올림픽도 역대 올림픽에서 되풀이됐던 심판 판정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양태영의 오심 사건에 앞서 벌어진 승마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벌어진 판정 시비는 점잖은 귀족들의 경기라는 승마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당초 독일이 우승자라고 발표했던 대회조직위원회는 2위 프랑스가 "독일의 베티나 호이가 출발선을 두차례 넘었지만 심판이 벌점을 주지 않았다"고 항의하자 프랑스를 1위로 올리고 독일의 우승을 취소했다.
그러나 독일이 다시 강력하게 항의하자 심판위원회를 열어 다시 독일을 우승팀으로 결정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결국 프랑스와 영국, 미국 등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정식으로 소청하면서불씨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영에서도 판정 시비가 일어 한동안 시비가 빚어졌다.
남자 배영 200m에서 애런 페이솔(미국)이 2위 그룹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나 심판은 턴 동작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실격 판정을 내렸다.
미국의 불같은 항의가 이어지자 국제수영연맹(FINA)은 30분 뒤 판정을 번복하고페이솔을 우승자로 확정했다.
은메달리스트 마르쿠스 로간(오스트리아)은 "미국의 정치적 힘이 작용했다"고분통을 터트렸고 오스트리아수영연맹과 4위를 했던 영국수영연맹은 FINA에 격렬하게항의했다.
양태영에게 오심을 내린 체조 심판들은 개인종합 결승 외에도 잦은 오심 시비에휘말렸다.
종목별 예선에서 조성민(전북도청)의 평행봉 연기 때 심판진은 10.1점 짜리 스타트 점수를 9.9점으로 매겼다.
윤창선 코치는 당시 "심판진은 조성민이 봉에서 손을 뗐기 때문에 보너스 점수0.2점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리스도 2001년과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철봉에서 금메달을 땄던 블라시오스마라스가 예선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아 탈락한데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과 러시아 선수들의 연기가 마라스에 비해 탁월했던 게 아닌데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주최국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밖에도 한국-말리 축구 예선 최종전 심판은 말리 공격수가 스루패스를 건네받을 때 손으로 볼을 세운 것을 전혀 보지 못해 한국이 선제골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열릴 때마다 오심 시비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올림픽이 '미스터 클린'이라는 별명의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처음 치르는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한 셈이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