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는 지금 자원패권시대]<1>자주개발률을 높여라

에너지 자급률 3.8%… "아직 갈 길 멀다"



에너지 자급률 3.8%… "아직 갈 길 멀다" [세계는 지금 자원패권시대]자주개발률을 높여라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터졌다.” 예멘의 마리브 광구 유전(SK에너지(당시 유공)가 미국 헌트사로부터 개발권을 인수한 곳)에서 시커먼 기름이 솟았다. 지금부터 정확하게 23년 전인 지난 84년 일이다. 해외에서 직접 유전을 개발해보자던 SK에너지가 2~3년간의 노력 끝에 민간기업으로는 처음 뜻을 이룬 순간이다. 이 유전에서는 뿜어져나오는 원유는 하루 15만배럴이었다. ◇유전ㆍ가스전 직접 개발 “아직도 갈 길은 멀다”=SK에너지가 해외 유전개발에 성공한 지 23년이 흐른 현재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원유 및 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현장은 18개국 33개 광구에 이른다. 탐사 단계인 곳을 합치면 24개국 68개. 덕분에 에너지 자주개발률은 3.8%로 올라섰다. 미지의 가능성만을 향해 펼쳐진 기업들의 도전이 하나씩 성과를 거두면서 ‘무자원 산유국’의 꿈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 말 현재 한국 기업은 모두 31개 나라 112개 광구에서 단독 또는 컨소시엄 및 지분 확보 형태로 에너지 직접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추정 매장량은 159억배럴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세계 석유 수입 5위, 에너지 소비 7위 국가인 한국이 수치에 드러난 정도의 노력만으로 만족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해외 에너지 직접 개발은 성공률 5% 미만인 전형적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사업이지만 이는 ‘제대로 터지면 대박’이라는 경제논리 외에도 ‘에너지 안보’라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성과들이 지난 20여년 동안 쌓여왔지만 마치 오아시스를 찾듯 에너지원을 확보해야 할 정부 및 기업들의 갈 길은 아득히 멀다. 특히 최근 글로벌 환경은 고유가가 장기화되면서 에너지의 ‘가격’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급’까지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보니 더더욱 그렇다. ◇정유사,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을 열다”=현재 민간기업 중 해외 에너지 개발 부문에서 가장 앞서 있는 회사는 SK에너지.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제2차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 자체 조달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고 사내에 ‘자원기획실’을 설치한 게 사업 시작의 계기다. SK에너지는 84년 마리브 유전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꾸준히 해외 에너지 직접 개발에 투자해 98년에는 베트남 15-1광구 입찰에 성공하고 2000년에는 단일 규모로는 남미 최대인 페루 카미시아 광구 입찰에서 성공을 거뒀다. 올해는 브라질 BMC-8광구에서 원유 생산을 개시해 지분원유 생산량이 3만6,000배럴로 크게 증가될 예정이며 베트남 15-1 탐사광구에 지분을 참여하고 페루 Z-46 탐사광구의 100% 지분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와 같은 활동으로 SK에너지가 벌어들인 누적 수익은 약 21억달러. SK에너지는 올해 11월 현재 총 15개 국가 27개 광구에서 생산 및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지분 원유도 5억1,000만배럴에 이른다. 지난해 회사 매출 가운데 1.42%, 영업이익 중 18.45%를 해외 에너지 부문이 차지했다. GS칼텍스의 경우는 출발은 늦었지만 움직임은 발빠르다. GS칼텍스는 2003년 미국 셰브런으로부터 캄보디아 블록A 해상광구에 대한 탐사권 중 15%를 인수하면서 유전개발사업에 진출한 이래 러시아 서캄차카 해상 탐사광구, 태국의 육상 L10/43ㆍL11/43 탐사광구, 아제르바이잔 이남(Inam) 광구 등에 참여했다. 현재 2개 광구에서 원유를 발견했으며 향후 여수공장 하루 정제능력인 72만2,500배럴의 10%까지 자체 조달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GS칼텍스의 지주사인 GS홀딩스도 해외 에너지 개발을 위해 뛰고 있다. GS홀딩스는 2005년 인도네시아 내 3개 광구 탐사권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예멘의 16ㆍ39광구, 카자흐스탄 사우스 카르포프스키 광구의 탐사 지분을 매입했으며 이달에는 4.75%의 지분으로 이라크 바지안 광구에 참여하는 계약을 맺었다. ◇종합상사, “흑자체제 돌입한다” 자신=정유사들 다음으로 해외 에너지 개발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은 종합상사이다.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는 투자액을 모두 회수하고 흑자체제로 들어갔다. 삼성물산은 오만과 카타르 등 4곳에서 LNG 생산에 성공, 투자액 5,500만달러의 두배가 넘는 1억1,800만달러를 현재까지 벌어들였다. 오만ㆍ카타르 등지에서 LNG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종합상사는 3억4,700만달러를 투자해 벌써 3억9,300만달러의 누적 수익을 올렸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페루 8광구, 오만 가스전 등 3곳에서 생산을 하고 있으며 4건의 탐사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1억9,400만달러를 투자해 벌써 1억9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LG상사도 3곳에서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11-2광구는 올해 1,480만달러의 수익을 낼 전망이다. 한편 과거 ‘연탄의 대명사’로 통하던 대성도 카타르와 베트남에서 가스를, 리비아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ㆍ예멘ㆍ러시아ㆍ카자흐스탄의 8개 광구에서 탐사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 대우조선ㆍ경남기업ㆍ포스코ㆍ현대중공업 등도 최근 지분 참여를 통해 해외 에너지 탐사 및 개발에 나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1/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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