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와 차한잔] 추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

"부산항 '동북아 허브' 육성 최선"<br>신속한 화물처리·서비스 질 높여 경쟁력 강화<br>글로벌 기업 유치등 적극적 해외마케팅 병행<br>신항만 인프라 구축등 정부 재정지원 나서야

[CEO와 차한잔] 추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 "부산항 '동북아 허브' 육성 최선"신속한 화물처리·서비스 질 높여 경쟁력 강화글로벌 기업 유치등 적극적 해외마케팅 병행신항만 인프라 구축등 정부 재정지원 나서야 “세계 각국 항만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 5년 이내에 부산항이 동북아 허브항이 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따라서 부산항의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지난 1월16일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난 추준석(57) 부산항만공사(BPA) 사장은 10일 부산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첫째는 부산항을 이용하는 선사와 화주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해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화물을 신속하게 처리해 항만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며 세번째는 가만히 앉아 선박을 기다리기보다는 해외 마케팅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추 사장은 오는 2011년까지 신항만이 완공되면 컨테이너부두 30선석이 더 늘어나고 100만여평의 배후 물류부지를 갖추게 돼 기존의 북항과 연계한 부산항이 허브항으로 도약하는 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항만 완공과 함께 부산항만공사의 역할도 커지게 된다. 신항만 공사가 마무리돼 정부에 기부체납이 이뤄지면 부산항만공사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이양된다. 결국 부산항만공사가 실질적인 운영주체가 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좀더 원활한 이양에 대비해 남 컨테이너부두 11개 선석 건설에 대한 참여방안을 검토 중이며 북 컨테이너부두 물류부지 37만평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와 공동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물류부지 확보에 따른 외자유치를 위해 부산항만공사 해외 대표부를 설치하고 외국선사와 화주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해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해양수산부ㆍ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과 공동으로 글로벌기업 유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컨테이너 처리물량의 40%를 차지, 부가가치가 큰 환적화물 유치방안에 대해서도 그는 자세하게 설명했다. 최근 중국 항만의 급속한 시설확충과 중국과 북미ㆍ유럽간 직항로 개설 증가로 환적화물이 중국으로 몰려 부산항의 환적화물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올 상반기 환적화물 처리량은 전년동기 대비 3.7%의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를 만회하는 방법은 경쟁항만보다 저렴한 비용과 신속한 화물처리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볼륨인센티브제(일정량 이상의 화물에 대해 하역료를 깎아주는 제도) 확대시행 등 국적선은 물론 외국선사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 서안의 배후 물류기지를 겨냥한 환적화물 유치전략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각종 혜택으로 인해 부산~일본 환적화물은 지난 6월 말 현재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항만 일부 선석의 조기개장을 서두르는 것도 외국선사와 화주들에게 신항만의 가격경쟁력과 서비스를 미리 알리고 안정적인 환적화물을 확보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역사회와 연결고리를 맺는 데도 열심이다. 해양포럼 회장을 맡아 각계 유명인사를 초청, 조찬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역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5월부터 동아대ㆍ한국해양대ㆍ동서대 등과 산학협력을 체결하고 부산항을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육성하기 위해 항만기술정보를 교환하고 공동 학술회의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학뿐 아니라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연구원 등과도 협약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그는 갓 출범한 부산항만공사가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폭적인 정부의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항건설 참여와 신항만 개장에 대비한 도로와 철도 등 배후 물류수송로 정비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개월간의 성과로 조직 재정비,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 완전복구, 환적화물 유치를 위한 볼륨인센티브제 시행, 항만 마케팅팀 신설 등을 들었다. 출범 초기 77명의 정원이 6개월이 지난 현재 106명으로 늘어났으며 올 예산은 1,433억원이지만 앞으로 신항만 개발에도 직접 참여할 계획이어서 조직과 예산규모는 날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향이 부산인 추 사장은 해양에 관해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과 전자상거래가 금세기의 황금산업이라고 하지만 선박과 항만이 없다면 황금알을 손에 넣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 통신망이 가상공간에서 세계를 하나로 묶는다면 해양은 현실공간에서 세계를 연결하는 물류의 통로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동북아 지역의 구심점에 있으며 삼면으로 바닷길이 열리고 배후에 중국과 러시아 등의 거대한 시장이 위치해 해양물류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출범한 부산항만공사는 한국의 동북아 물류중심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고객우선" 투철한 서비스 정신 강조 추준석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30여년 가까이 상공부ㆍ통상부ㆍ중소기업청 등 공직에 몸담아왔다. 그동안 '관'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다 '민'의 입장에서 관청을 상대해야 하는 처지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몸에 밴 체질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그동안 관에 있을 때 실행해왔던 '공복' 개념을 달리하면 문제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여기서 나온 것이 평범하지만 '투철한 서비스정신'이다. 종전의 관청서비스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고객편의를 위한 적극적인 서비스로의 인식전환이다. 선주ㆍ선원들을 상대하는 대민창구를 2층에서 1층으로 옮기고 은행창구와 마찬가지로 창구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췄다. 소파와 함께 무료 커피자판기까지 설치했다.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은행보다 한걸음 앞서 나아갈 정도다. 사내에도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문서결재를 100% 가까이 전자결재로 바꿨다. 또한 본부장들에게 결재재량권을 대폭 이양했으며 국내외 항만과의 네트워크 수립을 위한 정보 인프라 구축작업도 추진 중이다. 30억원을 투자해 용역을 준 상태. 최근에는 고객 위주의 홈페이지 단장에 신경을 쓰고 있다. 추 사장은 "최근 동북아 각 항만간의 허브항 선점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부산항이 급변하는 물류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빠르고, 간편하고, 정확한 양질의 서비스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력 ▦47년 출생 ▦66년 경남고 졸업 ▦71년 서울대 상대 경제학과 졸업 ▦76년 미국 오리건대 경영대학원 석사 ▦70년 제9회 행정고시 합격 ▦83년 주프랑스대사관 상무관 ▦87년 상공부 산업정책과장 ▦93년 상공부 산업정책국장 ▦96년 통상부 차관보 ▦97년 중소기업청장 ▦99년 중소기업금융지원위원회 위원장 ▦2004년 부산항만공사 사장 부산=김광현 기자 ghkim@sed.co.kr 입력시간 : 2004-08-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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