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2재계 떠오르는 '뉴리더']<끝>한솔·동부·제일제당

미래사업·내실강화 '두 토끼' 몰이한솔ㆍ동부ㆍ제일제당 등 중견그룹들의 뉴리더 발굴의 특징은 크게 두가지로 대별된다. 미래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차세대 리더를 지목한 것과 내실을 강화하는 쪽으로 인재를 발굴했다. 강도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미래 전략사업을 발굴, 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그룹이 있는 반면 신규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에 내실을 기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표출한 그룹이 이 많다는 얘기다. 이 같은 결정은 오너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됐고 이를 통해 오너친정체제를 더욱 강하게 구축한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꼽힌다. 한솔그룹은 지난 12월29일 큰 변화를 맞았다. 4년여의 부회장 집단관리체제에서 벗어나 조동길 단일회장체제로 전환한 것. 신규 사업보다는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룹의 주력회사인 한솔제지에 대한 역량 집중은 업계 내에서 경계의 눈으로 바라볼 만큼 강화됐다. 변혁의 선두에 선 인물이 한솔제지 총괄대표이사로 선임된 선우영석 부회장(58). 한솔무역 대표와 한솔제지 신문용지 사업부 사장, 팬아시아페이퍼 사장 등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제지통'으로 불리던 선우 부회장이 다시 돌아오면서 한솔제지는 올해부터 총력 체제를 구축했다. 또 저돌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내세우는 문주호 전 한솔포렘 대표가 영업과 생산부문 대표로 오면서 앞으로 공격적인 활동이 예상된다. 그 동안 혼자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던 차동천 전 사장은 기획ㆍ관리 부문 대표로 선임돼 3각 체제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이외에도 강석주 한솔케미언스 사장는 꾸준한 경영 능력을 평가 받아 그룹내 최장수 CEO로 남게 됐으며 신현정 경영기획실장 역시 사업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의 성공적 추진을 인정 받아 유임됐다. 한편 한솔상호저축은행은 금융전문가인 장광소 사장이 담당하고 있다. 동부그룹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손건래(65) 동부제강 회장과 홍관의(65) 동부전자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은 지난 70년대 두 사람을 산업은행에서 끌어 왔다. 동부건설에 몸담은 이후 두 사람은 동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2002년 2월28일. 두 사람은 나란이 회장으로 승진, 그룹의 양 날개로 자리했다. 그러나 올 인사의 포인트는 이들보다는 그룹의 미래 3대 전략축(금융ㆍ반도체ㆍ신소재산업)을 분담할 '쓰리백 라인(한신혁ㆍ장기제ㆍ이명환 부회장)'에 집중된다. 명실상부한 차세대 리더로 이들을 지목하는 것. 선봉은 한신혁 제조부문 부회장. 그는 '정통 동부맨'으로 동부전자(반도체)를 지금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다. 그룹 종합조정실장을 거친 브레인으로 그룹이 신규사업에 진출할때마다 그가 자리했다. 금융부문은 장기제 부회장(전 동부생명 사장)에게 전권이 주어졌다. 장 부회장은 한 부회장과 서울 상대 동기로 한국은행에서 출발, 전자 전무로 들어와 동부생명 사장으로 고속 승진한 김 회장의 최측근. 동부생명ㆍ화재ㆍ저축은행ㆍ캐피탈에 이어 은행업 진출을 꾀하는 동부의 야심을 채울 책무가 놓여 있다. 이명환 ㈜동부 부회장은 삼성그룹 인사담당 상무를 지낸 인사ㆍ조직의 달인이다. 삼성SDS사장과 현대건설 사장 등을 거쳤으며, 그룹을 선진 경영시스템으로 바꾸라는 회장의 특명이 내려진 상태. 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윤대근 동부전자 사장, 백호익 동부건설 사장, 우종일 한동한농화학 사장 등도 손꼽히는 차세대 리더다. 제일제당그룹은 지난 2월28일 이사회에서 창업자의 손자인 이재현 부회장을 공동회장으로 선출했다. 그룹 오너인 이 회장을 경영의 전면에 내세워 제일제당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신임 이 회장은 지난 85년 평사원으로 제일제당에 입사, 93년 이사에 오르면서 제일제당의 변신을 주도해 왔다. 이 회장은 ▦식품 및 식품서비스 ▦제약ㆍ바이오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신유통 등 4가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고 있다. 그룹의 모태격인 식품ㆍ제약 부문은 제일제당의 김주형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공채출신으로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이질적인 사업분야의 융화를 이끌고 있다. 신유통 부문의 리더는 CJ39쇼핑의 조영철 사장. 그는 삼성그룹 비서실과 삼성화재손해사정 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2000년 5월부터 CJ39를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은 취임 이후 1위 업체와의 격차를 현격히 줄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식품서비스 부문은 김상후 CJ푸드시스템 대표가 이끌고 있다. 4대 주력사업의 하나인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이끌고 있는 이강복 CJ엔터테인먼트 대표도 한국 영화산업의 과학화와 합리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송영규기자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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