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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이 자신의 해임을 명령한 신격호 총괄회장 명의의 문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을 일으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3차례에 걸쳐 90도로 고개숙여 인사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2시50분께 하네다공항발 대한항공 2708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기자들과 만나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공개한 자신에 대한 해임 지시서와 관련, “법적인 효력이 없는 소리(문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소집 시기에 대해서는 “6월 30일에 주총을 실시한 적이 있다”며 “조금 기다렸다 하는 게 좋은 지 좀 생각하고 이사회의 법적인 절차 통해서 결정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마지막으로 만난 날짜가 이달 8∼9일께였다며 가까운 시일안에 형과 아버지를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경영권 다툼의 승패를 결정할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과 우호지분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모두 “여기서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어머니인 시게미쓰 하쓰코씨를 만났는지에 대해서도 “전화 통화를 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도 “대답하기 힘든 부분”이라고만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입국장에서 3차례에 걸쳐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킨 점을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입국하자마자 약 5∼6초간 90도로 고개숙여 인사한 뒤 “저는 (총괄)회장님 옆에서 임직원과 함께, 주주를 위해서, 그리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왔던 사람”이라며 “사태가 빨리 해결되고 총괄회장님의 창업정신에 따라 기업들을 정상화시키는 게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발언 말미에도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롯데가 일본 기업이냐는 질문에는 “한국 기업”이라고 강조하면서 “95%의 매출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빈 회장은 소공동 롯데그룹 대표이사 집무실로 이동해 그간 챙기지 못했던 경영 현황을 보고받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그가 자택으로 이동하거나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물고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을 찾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