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영어 배우기 열풍이 불면서 자녀의 영어권 조기유학을 위해 어머니가 동반 출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영어 능력이 구직의 중요 요소로 인식되는 사회적 상황과 자녀 교육열이 맞물려 중국의 조기유학은 경제적 형편에 관계없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가족동반 조기유학은 `기러기 아빠`를 양산하는 한편, 유학 현지에서는 일부 어머니가 학비 등을 벌기 위해 불건전한 직업을 갖는 현상을 낳았다.
중국 어린이들의 주요 가족동반 유학 대상지는 아시아에서 싱가포르가 꼽힌다. 싱가포르 인구의 대다수가 한족이라 문화적 친화성이 강한 데다 공용어인 영어 외에 중국어가 널리 쓰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도 중국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입국절차 간소화, 장학금 지급 등 혜택을 주고 있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은 24일 싱가포르에 자녀를 데려온 중국 여성이 수천 명에 이르지만 “이들에 대한 싱가포르인의 태도는 매우 쌀쌀하다”고 보도했다. 이사가 잦은 데다 안마업소에 취업하거나 매춘 사례도 적지 않아 사회 분위기를 흐리기 때문이다. 자녀의 학업보다 부업에 몰두하는 여성도 흔하다.
현지 언론은 중국 여성들이 싱가포르 남성과 불륜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가정 파괴자`로 부르기도 한다.
조기유학 자녀를 보살피는 중국 여성은 싱가포르에서 `까마귀 엄마`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한 중국인이 이들 여성의 실태를 고발한 책 제목을 `까마귀`로 붙인 데서 유래한 것이다. 최근 이 책은 중국인의 이미지를 해쳤다는 이유로 중국 당국이 출판금지했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