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각각 i와 K로 통일되는 통합 브랜드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해외 명차처럼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한 '알파뉴메릭(alphanumeric)' 방식의 차명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할 방침인 것. 30일 현대ㆍ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는 유럽 및 신흥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i시리즈의 'i'를 살려 이르면 내년 신차의 차명부터'I브랜드'로 순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반면 미국 시장처럼 엘란트라ㆍ쏘나타ㆍ에쿠스 등의 차명이 강하게 인식된 지역은 이를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기아차 역시 오는 10월 미국에 진출하는 신차 K5를 시작으로 'K브랜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주 양재동 사옥을 방문한 북미 지역 자동차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ㆍ기아차그룹 최고경영진이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기아차 브랜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며 "(K시리즈) 숫자는 자동차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별로 차명을 i와 K로 통일시키는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기로 한 것은 제 각각인 차명을 통일시킴으로써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아우디의 A(세단) 및 Q(SUV)시리즈, BMW의 X(SUV)시리즈처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미 현대차는 i시리즈를 도입한 유럽과 신흥시장에서 'i브랜드'에 대해 호평을 받고 있고 기아차의 K시리즈 역시 국내에서 이미 선풍적인 인기로 검증을 받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유럽과 신흥시장에 출시되는 세단의 경우 i25(소형차), i35(준중형차), i45(중형차)처럼 i시리즈 끝에 '5'를 붙일 계획이다. 이미 유럽 및 신흥시장에서 경차ㆍ소형차ㆍ준중형차급의 해치백이 각각 i10ㆍi20ㆍi30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어서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ix시리즈로 나간다. 이미 투싼은 ix35로 판매되고 있다. 신흥 시장인 호주에서 역시 기존의 YF쏘나타가 i45로 팔리고 있으며 베라크루즈에는 ix55라는 이름이 달려 있다.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K5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K7의 차명을 국내와 동일하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미국에서 중형세단 로체는 '옵티마'라는 모델명으로, 오피러스는 '아만띠'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에 출시될 오피러스 후속과 포르테 후속모델에는 K9과 K3의 차명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