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나만 살겠다는 '달러 사재기'에 경제 마비될수도…

[제언] '희망의 싹' 찾아 힘모으자

『 사실상 달러 공황이 시작됐다. 세상은 온통 ‘달러 사자’뿐이다. 은행과 기업에서 시작된 ‘달러 사재기’는 이제 기러기아빠 등 서민들에게까지 본격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그러나 나만 살겠다고 나설 때 우리 모두가 죽을 수 있다. 우리 경제는 달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경제다. 1년 동안 자동차와 반도체를 열심히 만들어 팔아 번 달러로 기름을 사와야 우리나라 1년 경제가 유지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ㆍ기업ㆍ금융기관 등 경제주체들이 모두 달러 사재기에 나서면 정작 필요한 수입업체 등 기업이나 사람들이 달러를 구할 수 없게 되고 우리 경제는 마비된다. 』 지금 전세계적인 금융시장 붕괴가 환율공포로, 달러확보 공황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이 그리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첫번째 희망의 싹은 미국의 위기관리 능력이다. 세계는 지금 미국의 위기대처 방안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은 여야, 그리고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이 한몸이 돼 구제금융안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을 통과시키면서 험난한 파고를 헤쳐가고 있다. 전세계적인 달러 초강세 역시 결국은 지금의 금융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미국이 될 것임을 시장이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의 단초도 미국이 제공했지만 극복의 단초 역시 미국이 제공할 것이라는 데 시장은 동의하고 있다. 두번째로 국내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은 그리 나쁘지 않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들에 비해서는 훨씬 좋다. 우리 경제의 위기는 건전성의 위기가 아닌 달러 유동성의 위기이다. 그것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달러 경색의 여파다. 따라서 미국의 위기관리 능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면서 글로벌 달러 경색이 완화되기 시작하면 우리의 유동성 위기 역시 조금씩 해소될 수 있다. 셋째,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있다. 석유는 우리 경제의 생명줄이다. 비싸다고 수입을 줄일 수 없다. 지난해 말부터 우리 무역수지가 적자행진을 지속해온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제유가 급등이다. 그런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 무역수지 흑자의 희망이 보이는 것이다. 물론 이번 위기는 지난번 외환위기 이후 우리가 1~2년 안에 극복했던 것처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장기불황, 그리고 이에 따른 기업 실적악화, 임금ㆍ고용 감소 등 오랜 기간 아주 고통스러운 시기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전세계 모두가 어렵다. 따라서 역으로 우리에게는 기회가 온다. 기회는 위기 속에 온다. 장기불황이 예고돼 있지만 절망하지 않고 경제주체 모두가 희망의 싹을 찾아 힘을 한데 모을 때 우리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