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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기상천외의 승부수

제3보(32∼36)



KT배의 우승상금 1억원은 하이원배 명인전과 똑같은 액수에 해당한다. 1년 예산 7억원도 명인전과 똑같다. 그러므로 한국의 랭킹1위 기전을 KT배로 하느냐 명인전으로 하느냐가 한국기원의 고민거리로 등장했다. 이런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 일본기원에서는 우승상금에 확실한 차등을 두고 그것을 함부로 변경시키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성전(요미우리)의 우승상금은 4천3백만엔, 명인전(아사히)은 3,700만엔, 본인방전(아이니치)은 3천2백만엔이다. 한국의 경우는 명인전에 이어 GS칼텍스배(우승상금 5천만원), 국수전(우승 4천5백만원)이 빅스리로 서열을 갖추었던 터였는데 KT배의 탄생으로 그것이 재정립될 상황이다. 백34로 몸조심을 한 것은 당연하다. 왼쪽을 이었다간 오른쪽을 당장 끊겨 백의 고전일 것이다. 여기서 35로 센터링한 이 수가 이세돌이 미리 읽어둔 회심타였다. 백이 참고도1의 백1에 막으면 흑은 2,4로 훌렁 넘어간다. 이렇게 실속을 빼앗기고 보면 우변 백대마 전체가 위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참고도2의 백1로 지키면 흑2로 넘는 수가 너무도 기분좋다. 백은 3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흑4면 백대마는 여전히 유랑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비상시국이라고 느낀 강동윤. 고심 끝에 기상천외의 승부수를 찾아내어 검토실을 놀라게 했다. 백36으로 철썩 갖다붙인 이 수. 검토실의 곳곳에서 감탄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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