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원으로 기존의 신도시 대신 역세권 등 도심과 인접지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산지ㆍ구릉지ㆍ한계농지를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수도권 전역이 개발 기대감으로 들썩거릴 것으로 보인다. ◇과천ㆍ광명ㆍ하남 그린벨트 대거 풀릴 듯=현재 서울시내의 경우 전체 605㎢ 중 25.8%인 156㎢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으며 경기도는 1만183㎢의 12%인 1,221㎢가 그린벨트다. 정부의 정책목표를 감안하면 이중 서울-분당, 서울-일산 라인 축이 유력한 추가 해제지역이다. 정부가 그린벨트 개발 카드를 꺼내든 이유가 직주근접형 서민 주택공급에는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내에서는 당초 국민임대주택단지 건립을 추진하다 무산된 서울 강일ㆍ우면지구에 대한 사업 재추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초구 내곡ㆍ신원ㆍ원지ㆍ양재ㆍ방배동 일대 주거지도 개발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일산신도시와 인접한 은평구 수색동ㆍ진관동ㆍ구파발 일대도 관심 후보지역으로 꼽힌다.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ㆍ시흥ㆍ의왕ㆍ고양ㆍ성남ㆍ광명 등이 우선 해제 가능 지역으로 거론된다. 스피드뱅크의 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그린벨트 비율이 도시 전체의 50~80%에 달해 해제여력이 많은 곳들”이라고 설명했다. ◇역전ㆍ노후주거지ㆍ공장터 ‘개발’ 바람 부나=오세훈 서울시장의 추가 뉴타운 지정 보류이후 표류하던 서울시내 4차 뉴타운 후보지들에 대한 관심도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11년까지 25개 뉴타운을 새로 지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지역이 추가 지정 1순위로 꼽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 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됐던 창동ㆍ화곡동ㆍ방배동ㆍ망원동 일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시 몰릴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일대에서도 뉴타운 바람이 다시 한번 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뉴타운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일대 노후 주거지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나선 만큼 1차 뉴타운 선정에서 탈락한 주요 지역들이 또다시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타운과 함께 서울시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도 새로운 개발 압력을 받게 됐다. 역세권의 경우 도심지보다는 외곽지역이 우선 개발 대상이다. 도심지의 경우 워낙 땅값이 비싸 개발에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시범지구로 지정된 가리봉역세권 외에 서북권에서는 의주로 축과 주변부의 불광ㆍ연신내ㆍ역촌역 등이 역세권 고밀 개발의 유력 후보지다. 한편 준공업지역 개발 0순위 후보로는 영등포구 양평동, 성동구 성수동2가 주변이 꼽힌다. ◇‘투기’ 차단이 정책 성공의 열쇠=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주택공급 확대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차단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이다. 자칫 땅값이 들썩거릴 경우 ‘저렴한 값’에 서민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일부 투기꾼들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내 준공업지역과 4차 뉴타운 후보지역 상당수는 이미 개발 기대감으로 땅값이 수차례 들썩거린 것은 물론 극심한 지분 쪼개기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01년 재조정 작업이 이뤄진 그린벨트에서도 또다시 투기 열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더 이상의 해제는 없다”고 공언한 지 불과 채 10년도 안돼 또다시 그린벨트에 메스를 들이댐으로써 정부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