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부동산 거품 붕괴 대비해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13일자>

앨런 그린스펀은 모기지 금리가 최근처럼 낮게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는 말을 계속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미국 경제가 기본적으로 튼튼하다는 점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지 모른다.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는 모기지 금리는 현재 경제상황이 그린스펀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다. 모기지 금리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미 국채 수익률과 연계돼 있다. 그리고 국채 수익률 하락은 일반적으로 경제 전망이 우려된다는 시장의 시그널이다. 지난주 목요일 그린스펀은 의회 발언에서 국채 수익률과 경기전망에 대한 이러한 설명이 그렇게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지만 우리에게는 아주 그럴듯해 보인다. 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해오면서 미 연방은행은 주택가격 급등을 부채질했을 뿐 아니라 주택 보유자들이 그러한 거품 자산을 담보로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했다. 값싼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들은 예금보다는 대출을 늘려왔고 이것이 연방정부의 적자를 가속화시킨 세금감면 정책과 결합되면서 국가 저축 증가율은 현재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것은 투자를 위한 국내 재원이 없어 기업과 정부는 해외에서 자금을 빌려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5년도에만 약 1조달러의 차입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자금줄은 미국의 시장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자산 버블을 가속화하는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금 과제는 어떻게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주택시장의 거품을 빼느냐 하는 것이다. 연방은행이 과도 부채 상태인 미국 시민들에 고통을 가하지 않으면서 주택가격의 거품을 빼주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거품이라는 것이 그것이 꺼지지 않고 지속되는 한 일반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즐거움을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회와 정부가 팽창 위주의 정책에 변화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정부와 의회의 책임 회피식 행동은 부동산 거품이 몰고 올 위험을 증가시킨다. 지금 상황에서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을 심각한 곤경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주택 버블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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